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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14 05:00 수정 : 2019.08.14 08:52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협상을 통해 관철하는 구실을 맡고 있다. 사진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지난 2일(현지시각)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유럽연합(EU)과 맺은 미국산 쇠고기 수출 협정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워싱턴/UPI 연합뉴스

나바로, 보호무역 옹호하고 중국 비판해온 강경파
미 매체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 뒤에 있는 미치광이”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미-중 무역협상 전면에
미 전직 관리 “트럼프-라이트하이저, 솔 메이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협상을 통해 관철하는 구실을 맡고 있다. 사진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지난 2일(현지시각)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유럽연합(EU)과 맺은 미국산 쇠고기 수출 협정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워싱턴/UPI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시발점이자 최대 격전지는 관세·환율 대결로 뜨거운 무역 분야다. 미-중 무역전쟁은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중국의 패권 저지까지 내다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펼쳐지는 최일선 현장이다. 트럼프 대통령 곁에서 이를 이념적으로 뒷받침하고 실행을 이끄는 2인방으로 피터 나바로(70)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72)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꼽힌다.

대중국 초강경파로 유명한 나바로 국장은 미-중 무역협상의 공식 창구는 아니지만 뼛속 깊은 반중국 이념을 제공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9월부터 3천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 부과’ 방침을 결정할 때 참모들 가운데 유일하게 찬성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한 바 있다. 지난 4일에는 <폭스 뉴스>에 출연해 지식재산권 도용, 기술이전 강요, 컴퓨터 해킹 등 무역 관련 중국의 문제점들을 가톨릭에서 말하는 칠죄종에 빗대어 “7대 죄악”이라고 표현해, 중국 관영 매체들의 격렬한 반발을 샀다.

나바로 국장은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을 가르친 학자 출신이다.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다수 경제학자와 달리 보호무역을 지지하는 비주류 학자에 속한다. 그는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 <다가오는 중국과의 전쟁> 등의 저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하고,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도록 한 것이 미국의 최대 실수라고 주장했다.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캠프에서 윌버 로스 현 상무장관과 함께 경제 공약을 설계한 주역이다.

[관련영상] 한겨레 라이브 | 뉴스룸톡

미 월간 <애틀랜틱>은 나바로 국장을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 뒤에 있는 미치광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나바로 국장을 향한 행정부 안팎의 비판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에 “그는 중국이 미국 노동자들로부터 이익을 빼앗고 산업 기반을 파먹도록 놔둬선 안 된다는 걸 안다”며 “나바로는 내 아버지의 미국 우선주의 무역 의제의 맹렬한 전사”라고 적극 옹호했다.

나바로 국장이 ‘이념적 책사’라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중 무역협상의 미국 쪽 협상 대표로서 미국 우선주의를 현장에서 관철해내는 ‘실행자’로 볼 수 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 또한 “1980년대 미국의 글로벌 경제·안보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가득 찬 반중국, 보호무역주의자다.

조지타운대를 졸업한 변호사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무역대표부 부대표를 지냈고, 그 뒤 로펌에서 30여년간 미국 산업의 국제 불공정거래 피해를 다뤘다. 그는 특히 철강업체인 유에스스틸을 대변해 중국을 상대로 한 반덤핑 제소 관련 업무를 맡았다.

<폴리티코>는 그를 “수십년 된 중국 회의론자”라고 표현했다. 한 전직 행정부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트하이저를 무역 문제에서 “이념적 솔 메이트”라고 말했다. ‘협상의 달인’을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라이트하이저를 ‘협상 전문가’로 인정한다고 한다.

미-중 무역협상의 향배는 내년 대선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만큼 트럼프-나바로-라이트하이저는 자신들의 정서와 이념에 맞는 대중국 강경 노선으로 한배에 올라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강한 반중국 성향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백악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븐 밀러 선임고문 등이 포진해 미국 우선주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중의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피터 나바로(오른쪽)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대중국 초강경파로, 미-중 무역협상의 공식 창구는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뼛속 깊은 반중국 이념을 제공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31일(현지시각) 나바로 국장이 공화당 소속 로버트 애더홀트 의원을 비롯한 의회 관계자 등에게 트럼프 재임 2년 동안의 제조업 부문 성과를 설명하는 모습.워싱턴/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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