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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05 15:45 수정 : 2019.08.05 21:39

폼페이오 “호르무즈에 물품·에너지 통과하는 나라들 참여 중요”
독일 “참여 안 해”…일본도 파견 안 한다고 일 언론 보도
강경화 장관 “어떤 일 할 수 있는지 검토 중”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밤 걸프 해역에서 외국 유조선 1척과 선원 7명을 억류했다고 4일 발표했다. 미국은 걸프 해역과 오만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세계가 참여하는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이란 국영 텔레비전 화면이다. EPA 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안전을 명분으로 주도하고 있는 ‘호위 연합체’에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거론하면서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독일 등 주요국들이 이 연합체에 불참 뜻을 밝힌 가운데, 미국이 아시아의 동맹들에게 공개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4일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과 함께 오스트레일리아 쪽과 장관급 회의를 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독일과 일본이 호위 연합체에 함정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에 “언론에 보도되는 걸 전부 다 믿어선 안 된다. 모든 나라들 사이에 많은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마찬가지로 그들이 모두 이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들은 자국의 경제에 중요한 물품들이 이 지역을 통과하고 있으므로 해협 내 억지력이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일본과 한국처럼 이 지역 안에 이해관계가 있고 물품과 서비스, 에너지가 (이 곳을) 거쳐 가는 나라들이 자국 경제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역내 충돌 위험을 줄이고 항행의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국제적 연합을 갖게 될 거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는 지난 5월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봉쇄하는 제재를 가한 뒤 걸프 해역과 오만해에서 이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외국 선박 억류나 공격이 잇따르자 미국이 선박들을 보호하자며 추진하는 구상이다. 미국은 지난달 워싱턴의 국무부, 플로리다주 탬파, 중동 바레인에서 주요 국가들을 상대로 연합체 준비회의를 여는 등 대이란 견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탬파 회의에 30개국 이상이 참여했다. 다양한 반응을 얻었다”며 “며칠 내로 모종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일본,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동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국들이 불참 뜻을 밝혀, 미국 뜻대로 진행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독일 정부는 미국이 계획해 요청한 해상 임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사적인 해결책은 안 된다”고 밝혔다. 일본 또한 해상경비 행동을 명목으로 자위대 파견을 검토했지만 이란의 반발을 우려해 함정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2일 보도했다.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출석해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9일 한국에서 열리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에스퍼 장관의 회담에서 이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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