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30 19:53
수정 : 2019.06.30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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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대화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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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깜짝 제안 왜
내년 대선 재선 도전 트럼프
민주 첫 대선 TV토론 흥행에
‘김정은 회동’ 카드로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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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대화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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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내년 대선이라는 국내 정치적 계산도 하나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오사카에서 트위터로 김 위원장과 비무장지대에서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시각은 29일 아침 7시51분으로, 전날까지 이틀 동안 미 민주당의 대선 후보 첫 텔레비전 토론이 끝난 뒤였다. 전날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유력 주자들이 출연한 토론을 1810만명이 시청해 민주당 텔레비전 토론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다. 미 국내 뉴스가 민주당 토론에 집중될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회동’ 카드로 맞대응한 모양새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에겐 긴장이 흐르는 남북 접경지에서 김 위원장과의 짧은 만남일지라도 한다면 전례 없는 장면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에 맞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관’이자 ‘피스 메이커’로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재선 캠페인에 하나의 줄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8일 플로리다주에서 내년 11월 재선 출정식을 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에서 북한 지도자와 악수를 나누는 장면은 강력한 외교적 성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한-미 정상회담 뒤 질의응답 때 지난 정권에서는 북한과 대화를 하고 싶어 하긴 했지만 그런 일들이 잘되지는 않았다”며 “2년 반 전과 비교할 때 우리의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전임 민주당 정권과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날 판문점 남쪽 자유의 집에서 김 위원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났을 때도 “오바마 정권 말기, 제 취임 초기에는 핵실험이 계속됐다. 진도 9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정도였다”며 “저와 김 위원장도 거친 대화를 주고받았지만 지금은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한국 방문 기간 내내 국내 정치에 마음이 가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28일 오사카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어제 (민주당) 첫 토론회를 했는데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그다지 재미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시간에도 트위터에 “모든 민주당 주자들이 불법 이민자들에게 무제한 의료 서비스를 주는 데 손을 들었다. 미국 시민을 먼저 돌보는 게 어떠냐”고 비판했다. 또 같은 날 밤 트위터에 글을 올려 “졸린 조(조 바이든)와 미친 버니(버니 샌더스)에겐 좋은 하루가 아니라고 들었다”고 조롱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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