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30 19:44
수정 : 2019.06.3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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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오른쪽)가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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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회동 성사되기까지
트럼프 파격 제안…북 “흥미로운 제안” 응답
비건, 29일밤 북쪽 인사와 판문점 접촉 나서
CNN 방송 “참모들도 트위트 보고 처음 알아”
문 대통령 “오늘 중심은 미국-북한 간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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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오른쪽)가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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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처음으로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정상 회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깜짝 제안부터 성사까지 약 32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극적인 만남에 대한 세 정상의 의지와 셈법이 맞아떨어져 전세계의 시선을 단숨에 한반도로 끌어당겼다.
‘빅 뉴스’의 시작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였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틀째이자 마지막날인 29일 아침 7시51분, 일본 오사카에서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후 방한 계획을 알리면서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디엠제트(DMZ·비무장지대)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안부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파격 제안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치밀한 사전 준비 없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트 이후 기자들에게 “오늘 아침에 생각한 것”이라며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타진을 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30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남 의향을 표시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시엔엔>(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을 준비해온 핵심 참모들조차 회동 제안을 트위트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신속하게 반응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 5시간 남짓 만인 29일 오후 1시께 담화를 내어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분단의 선에서 조미 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의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 하고 양국 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한 공식 제기를 받지 못하였다”고 말했다. 북-미가 바빠진 것은 이때부터로 보인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정상 회동 준비를 위해 이날 밤 판문점에서 북쪽 인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트위터에 “디엠제트에 간다(오랫동안 계획된)”고 적고, 재계 총수들과 만나 “북한도 만나고 싶어 하는 걸로 안다”며 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이어 오전 11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오늘 대화의 중심은 미국과 북한 간”이라고 말해, 사실상 트럼프-김정은 만남을 예고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나는 오늘 동행할 것”이라고 말해 사상 첫 남·북·미 정상 3자 회동 또한 예고했다.
한·미 정상은 오후 1시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이 사상 최초로 판문점에서 악수할 것”(문 대통령), “국경지역에서 김정은과 만나기로 돼 있다”(트럼프 대통령)며 회동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 뒤 비무장지대 오울렛 초소로 날아가 함께 둘러본 뒤 판문점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군사분계선상 악수는 오후 3시46분, 문 대통령을 포함한 세 정상의 한자리 인사는 3시51분에 이뤄졌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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