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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3 23:19 수정 : 2019.06.13 23:19

헝가리 유람선 참사 14일째였던 지난 11일(현지시각) 허블레아니호가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수면 위로 올라왔다. 강가에 줄지어 선 헝가리 시민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애도하며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들의 발치에 길게 이어진 조화와 촛불들. 희생자들과 그 가족, 이를 지켜본 우리 국민에게 이번 사고는 헤아리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보내며 함께 슬퍼하고 위로해준 헝가리 시민들이 있었다.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에 이들의 진심이 작은 위로가 되기를 빌어본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보석금 6천200만원 내고 풀려나

한국 관광객이 탄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의 ‘가해 선박’ 선장이 풀려났다. 헝가리 법원은 13일(현지시간) 오전 스위스 국적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號)’선장 유리 차플린스키를 보석으로 석방했다고 인덱스 등 현지 언론이 일제히 전했다. 차플린스키는 지난날 29일 부다페스트에서 야경 투어를 하는 한국 관광객 33명과 헝가리인 선장·선원 각 1명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호(號)’를 추돌하는 사고를냈다. 허블레아니는 추돌 후 7초만에 침몰했고, 이 사고로 현재까지 한국인 23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헝가리인 선장과 선원도 목숨을 잃었다. 차플린스키는 사고 후 바로 구금됐으며 1일 정식으로 구속됐다. 그는 과실로 다수 사망을 초래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그러나 선장에게 조건부 보석을 허가했다.

검찰은 차플린스키가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며 항고했으나 12일 법원은 검찰의 이의를 기각했다. 차플린스키는 보석금 1천500만포린트(약 6천200만원)를 납부하고 이날 석방됐다. 법원은 전자발찌 부착, 거주지 제한, 일주일 두 차례 경찰 출석을 보석 조건으로 정했다. 이날 차플린스키는 종이로 얼굴을 가린 채 부다페스트 5구역에 있는 교도소를 나와 차량을 통해 어디론가 사라졌다. 기다리는 취재진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앞서 헝가리 수사당국은 사고 이틀 만에 ‘가해 선박’을 풀어준 데 이어 중과실 혐의가 있는 선장까지 석방된 것이다.

헝가리 매체는 미흡한 수사를 질타하는 여론을 소개했다. 헝가리 유명 변호사 머져르 죄르지는 에이테베(ATV) 방송에 “자동차 사고가 나면 제일 중요한 증거물이 차체인데, 바이킹 시긴호를 풀어준 것은 초동수사가 잘못됐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머져르 변호사는 “바이킹 시긴호를 왜 풀어준 것인지, 누가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 매체 24(24.hu)도 차플린스키가 사고 후 휴대전화 기록을 지우려 했으며, 올해 4월 네덜란드에서도 사고를 낸 정황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도주·증거인멸 우려에 힘을 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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