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3 16:33
수정 : 2019.06.1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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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부부가 12일 백악관 상공을 지나가는 F-35 전투기를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F-35 32대를 사기로 한 두다 대통령을 위해 이 전투기 2대를 띄웠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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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는 유지되고 있고 북한과 좋은 관계”
북한의 ‘연말 시한’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
국무부 “북한과 실무협상 할 준비 돼 있다”
비건 특별대표, 안보리 이사국들과 북-미 협상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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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부부가 12일 백악관 상공을 지나가는 F-35 전투기를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F-35 32대를 사기로 한 두다 대통령을 위해 이 전투기 2대를 띄웠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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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한테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한 이튿날인 12일(현지시각) 북한 문제에 대해 “서두를 것 없다”고 말했다. 대화의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처가 없는 한 시간에 쫓기진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북한과 매우 잘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서두를 것 없다”는 표현을 4차례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대북) 제재들은 유지되고 있다”며 “우리 억류자들이 돌아왔고, (미군) 유해들이 돌아오고 있으며, 어떤 핵실험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나는 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당장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해, 북한의 행동에 따라 자신의 태도가 변화할 수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에 비핵화-상응조처에 관한 ‘계산법’을 바꿀 것을 요구하며 제시한 ‘올해 연말’ 시한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가 유지되고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 계속되는 한 급할 게 없다고 밝혀왔다. 전날에도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그건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좀 더 나중 일로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반응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 북-미 교착을 반전시킬 만한 내용이 담기지는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엔엔>(CNN)은 친서에 비핵화 대화를 진전시킬 구체적 방안이나 향후 대화 제안은 담기지 않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대북 대화 의지와 제재 유지를 동시에 강조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과 실무 차원의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고, 그럴 의지가 있다”며 “그런 노력을 하는 동안 경제 제재는 유지된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뉴욕에서 1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북-미 협상 상황과 향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비건 대표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판문점으로 보내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에 대한 조의문을 전달한 점을 언급하며 “긍정적 시그널로 본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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