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6.05 15:35 수정 : 2019.06.05 19:35

미국을 최종 목적지로 삼은 것으로 보이는 온두라스 출신 등 중남미인들이 4일 멕시코~과테말라의 국경을 이루는 수치아테강을 뗏목으로 건너고 있다. 시우다드 이달고/AP 연합뉴스

트럼프, 영국서 기자회견 “다음주 발효” 관세 강행 방침
공화당 상원의원들, 백악관·법무부 관계자에 “반대” 경고
“의회서 거부결의 통과시킬 것…트럼프 거부권도 무력화 가능”
5일 백악관 미-멕시코 협상에서 타협안 나올지 주목
멕시코 대통령 “10일 이전에 합의 이를 걸로 낙관”

미국을 최종 목적지로 삼은 것으로 보이는 온두라스 출신 등 중남미인들이 4일 멕시코~과테말라의 국경을 이루는 수치아테강을 뗏목으로 건너고 있다. 시우다드 이달고/AP 연합뉴스
불법 이민을 막겠다며 10일부터 모든 멕시코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침에 여당인 공화당에서 ‘반란’ 기류가 일고 있다. 유럽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게이트’ 등에도 흔들림이 없었던 자당 의원들한테 처음으로 본격적인 도전을 받게 됐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4일 백악관과 법무부 관계자들한테 관세 부과의 근거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의원 6~7명이, 모두 관세에 반대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멕시코와 인접한 텍사스주의 테드 크루즈 의원이 회의에서 “멕시코산에 대한 관세는 텍사스 사람들에게 300억달러(약 35조원)의 세금 인상과 마찬가지”라며 “백악관에 메시지를 전하기 바란다. 당신들은 오늘 공화당에서 단 하나의 ‘예스’도 못 들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을 뒷받침해온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기자들에게 “공화당에 관세에 대한 지지가 많지 않다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거부 결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경고도 나왔다. 론 존슨 의원은 회의에서 거부 결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재표결(3분의 2 찬성 필요)로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6월10일부터 불법 이민자 유입이 중단될 때까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매달 5%씩 관세를 추가해 25%까지 올리겠다는 위협도 가했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어렵게 타결한 새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통상과 무관한 이민 문제에 관세를 무기로 끌어들이는 초유의 행태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 내의 반발은 불과 몇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이 강행 방침을 밝힌 직후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관세가) 다음주부터 효력이 발생할 것”이라며 “관세가 부과되는 동안 (멕시코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 내 반대 움직임에 “그렇게 한다면 어리석은 짓”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드라이브에 맞춰 마크 모건 이민세관단속국 국장 대행은 추방령을 따르지 않은 사람들의 가족까지 붙잡아 추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5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미-멕시코 협상에서 타협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무장관이 이끄는 멕시코 대표단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과) 대화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 난 (관세 부과일인) 10일 전에 합의에 이를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미국으로 가려는 중남미인들의 통로가 되는 멕시코가 미국의 압박에 남부 국경에서 검색 강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