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04 19:49
수정 : 2019.06.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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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민주화운동 진압 30돌을 맞은 4일 베이징 천안문광장에서 열린 중국 국기게양식에서 관광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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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문화여유부, “미국 여행 위험” 경고
“총기 난사, 강력범죄 빈발” 이유
사실상 미국 관광 제한…대미 압박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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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민주화운동 진압 30돌을 맞은 4일 베이징 천안문광장에서 열린 중국 국기게양식에서 관광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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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미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희토류 대미 수출 제한 가능성을 거론한 데 이어 미국산 대두 수출 중단 조치를 취했던 중국이 ‘유커’(관광객) 카드까지 대미 압박용으로 꺼내든 모양새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국 관광객들에게 미국 여행을 떠나기 전에 위험 요소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하라고 경고했다. 문화여유부는 미국 여행 위험 요소로 “최근 빈발하는 총기 난사 사건과 강·절도 등 강력범죄”를 꼽았다.
관영 <차이나 데일리>는 “문화여유부는 미국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사전에 위험 요소를 잘 살피고 여행 목적지의 치안 상황과 법규 등에 대한 정보를 모을 것을 제안했다”며 “특히 자기 방어를 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문화여유부 쪽 설명은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미국 치안 상황이 최근 들어 갑자기 나빠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대미 압박 카드로 ‘미국 관광 제한’ 카드를 꺼내든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때 한국에 대해 외교적 불만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관광객 제한 카드를 활용했다.
중국 외교부와 미국 주재 대사관도 이날 위챗 공식 계정 등을 통해 미국행 여행객과 미국에 진출한 기업 쪽에 ‘주의’를 당부했다. 중국 외교부 쪽은 “미국 사법기관이 출입국 심사 과정 등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괴롭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대사관이나 총영사관 쪽으로 연락하라”고 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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