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30 15:20
수정 : 2019.05.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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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29일 미국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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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 “법무부 규정상 현직 대통령 기소 못 해
헌법상 다른 절차 필요”…의회의 탄핵 권한 내비쳐
민주당 대선 주자들, 탄핵 주장 늘어
펠로시 하원의장 “강력한 게 있어야” 여전히 신중
트럼프는 “바뀐 건 없어…사건은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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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29일 미국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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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의 2016년 대선 유착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침묵을 깨고 공개석상에서 입을 열었다. 그가 ‘대통령이 무죄라는 건 아니다’라는 지난 3월의 수사 결과를 육성으로 재확인하며 의회로 공을 넘김에 따라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졌다.
뮬러 특검은 29일 워싱턴 법무부 청사에서 특검 업무를 공식적으로 마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막는 사법방해를 했는지에 관해 “수사 보고서에도 밝혔듯, 대통령이 분명히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우리가 확신했다면 우리는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관해 결정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은 기소할 수 없도록 한 법무부 규정을 들어 “대통령 기소는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은 현직 대통령의 잘못을 공식적으로 고발하기 위해서는 형사사법 체계 이외의 다른 절차를 요구한다”는 법무부 견해를 소개했다. 종합하면, 뮬러 특검은 대통령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입법부의 권한이라는 점을 내비친 셈이다. 그는 “수사 보고서가 나의 증언”이라며, 의회에 출석하더라도 보고서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며 회견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놓고 갈라진 민주당은 뮬러 특검이 던진 공을 받아들고 고민이 깊어졌다. 23명의 대선 주자들 가운데 탄핵을 주장해온 카멀라 해리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에 더해, 이날 코리 부커,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사우스벤드 시장이 동조하고 나섰다. 다만 여론조사 1·2위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탄핵 추진에 거리를 유지했다.
시선은 탄핵 추진의 열쇠를 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쏠리고 있다. 그는 이날 “모든 게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도 “탄핵을 추진하려면 공화당도 동의할 수 있는 강력한 게 있어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또 “의회는 우리 선거를 (외국의 개입으로부터) 보호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조사와 입법 활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회가 탄핵 절차를 개시해 조사와 청문회를 하면 탄핵의 근거가 강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보고서에서 바뀐 건 없다”, “사건은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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