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24 14:32
수정 : 2019.05.24 14:47
“중국과 합의하면, 일정한 형태로 포함 가능”
화웨이 사태가 무역협상 카드 될 수 있음 내비쳐
트럼프, 무역전쟁 피해 농가에 160억 달러 추가 지원
대선 앞두고 수출 타격 입은 농촌 표심 붙들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미국이 거래제한 조처를 가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문제가 미-중 무역 합의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화웨이가 무역 합의에 포함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는 안보와 군사 관점에서 매우 위험하다”면서도 “우리가 합의하면, 나는 합의의 일부나 일정한 형태로 화웨이가 포함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합의하면 미국이 화웨이에 가한 거래제한 조처를 물리거나 축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화웨이 제재가 미-중 무역협상의 카드가 될 수 있음을 트럼프 대통령이 내비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5일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와 그 계열사 68개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은 물론 유럽·일본 등 업체들이 화웨이에 소프트웨어와 부품 등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화웨이가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미국은 지난 10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으며, 나머지 약 3000억달러(약 360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도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미국 농가를 위해 16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이날 발표했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것이다.
160억달러 가운데 대부분인 145억달러는 농가에 직불금 형태로 지급된다. 나머지 14억달러는 정부의 농식품 구매, 1억달러는 해외 시장 개척에 쓰인다. 지난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해 세계 1위 콩 수입국인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로 보복에 나서면서 미국 농가의 수출이 대폭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농업인들을 만나 이 계획을 설명하고 “이번 지원은 (중국과의) 전쟁 기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농가 지원은 지난해 120억달러에 이은 것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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