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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17 15:56 수정 : 2019.05.17 15:58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이란과 전쟁하나’ 질문에 “그러지 않길 바란다”
15일 섀너핸 국방대행에 “이란과 전쟁 원치 않아”
‘전쟁 분위기 고조시키는 볼턴에는 짜증’ 보도도
백악관 “대통령이 최종 결정자”…이견설에 선 긋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무력 충돌 위기감이 고조되자 “전쟁하고 싶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견해차가 오히려 부각되면서 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에게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6일 백악관에서 윌리 마우러 스위스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이 ‘이란과 전쟁할 것이냐’고 묻자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담은 미-이란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 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중립국인 스위스는 이란에서 미국의 이익대표국 역할을 해, 미국이 스위스에 중재를 부탁했을 것이란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이란이 곧 대화하길 원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적었다. 14일 ‘유사시 12만 병력 중동 파견 검토’ 보도를 부인하면서도 “보낸다면 훨씬 더 많이 보낼 것”이라던 태도에서 달라진 것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 등이 전쟁이 날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데 짜증내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시엔엔>은 대외 문제 개입을 줄이는 고립주의를 내걸고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본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측근들에게 전화해 볼턴 보좌관에 대해 불평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런 논란에 대해 “대통령이 최종 의사결정자”라며 이견설에 선을 그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대통령은 모든 정보를 취합해 미국인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최상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그런 결정을 내리기 위해 선출된 유일한 사람이 바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5일 트위터에 “어떤 내분도 없다. 내가 최종 결정을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거꾸로 이런 발언은 내부 견해차가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긴장을 키우는 요소들도 추가되고 있다. <가디언>은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카셈 술레이마니 사령관이 3주 전 이라크 민병대 지도자들을 만나 “대리전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16일 보도했다. 같은 날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이란에 의한 위협이 고조됐다는 미국의 판단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 부사령관인 영국군의 크리스토퍼 기카 소장이 이틀 전 “이란의 위협은 증가하지 않았다”고 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페르시아만 근처 항구에서 미사일을 두 척의 소형 선박에 싣는 사진이 확보됐다”며,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 등을 배치한 게 이 사진 때문이라고 15일 보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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