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15 17:56
수정 : 2019.05.15 19:29
중문판뿐 아니라 다른 언어 서비스도 포함
검열 인원만 5만명 ‘인터넷 만리장성’ 쌓기
안면인식 등 첨단기술 동원 전방위 감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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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개방·참여라는 ‘인터넷 정신’을 대표적으로 구현하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15일 중국에서 전면 차단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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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개방·참여라는 ‘인터넷 정신’을 대표적으로 구현하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중국에서 전면 차단됐다. 거대한 방화벽을 구축하고 인터넷을 철저히 검열하는 ‘인터넷 만리장성’의 위력을 새삼 확인시키는 사례다.
<비비시>(BBC) 방송은 15일 위키피디아 사이트가 중국에서 아예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며, 전에도 위키피디아 중문판이 차단된 일은 있었지만 모든 서비스의 전면 차단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재단도 자료를 내어 “4월 말 중국에서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트래픽 자료를 분석한 결과, 모든 언어판이 전부 차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전 통보 없이 위키피디아를 전면 차단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천안문(톈안먼) 민주화운동 30돌이 다가오는 터라, 이와 관련된 사전 조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인터넷 검열은 ‘황금방패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공공 정보 정보네트워크 보안감찰국’이 주도한다. 검열 인력이 5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해도 중국에선 인터넷 사용이 크게 제약받지 않았다. 하지만 사용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2000년대 들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특정인의 접속 기록을 추적·감시하는 시스템이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개방 초기인 1980년대에 덩샤오핑이 했다는 “창문을 열면 신선한 공기와 함께 파리가 들어온다”는 말이 검열 근거로 동원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의 양대 소설미디어 서비스인 웨이보와 위챗 계정 1만여개가 한꺼번에 폐쇄됐다. 두 업체는 “무책임하고 느슨한 관리”를 이유로 경고까지 받았다. 웨이보는 지난달 8일 ‘정치적 유해 정보 확산’을 이유로 50여개 계정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언론 검열이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중국 본토의 한 매체 편집 책임자의 말을 따 “모든 매체는 정부 공식 채널로 전달받은 내용만 전해야 한다. 설령 당국의 정책을 지지하는 내용이라도 자의적으로 보도할 수 없다. 민족주의적 여론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되레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무슬림들을 감시하는 데 사용하는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한 감시도 확대되고 있다. <신화통신>은 베이징시 당국이 6월부터 모든 공공임대주택 단지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3월에 보도한 바 있다. 저소득층 노동자들을 위해 마련한 주택을 무자격자에게 재임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통신은 이미 10만명 넘는 입주자의 안면 데이터가 수집됐다고 당시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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