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14 17:43
수정 : 2019.05.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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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 개최 소식을 전하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누리집 화면. <신화통신>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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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국제행사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 개막
소프트 파워 저력 과시 계기될 듯
중국 주도 ‘개방적 다자주의’ 재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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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 개최 소식을 전하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누리집 화면. <신화통신>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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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이어 중국이 야심 차게 기획한 초대형 국제행사인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가 15일 베이징에서 개막한다. 일대일로 포럼이 세계 양대 경제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을 보여줬다면, 이번 행사는 문화 등 소프트파워에서 중국의 저력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아시아 문명 교류와 운명 공동체’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엔 캄보디아·그리스·싱가포르 등 47개국 대표단과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대표단 등 2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15일 개막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본행사에선 아시아 문명 간 교류와 문화적 다양성 보호 방안 등을 주제로 한 분과별 토론이 진행된다. 또 아시아 문화 카니발과 아시아 문명 주간, 영화제와 합동 문화 전시회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22일까지 주회의장인 베이징 올림픽공원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베이징·광저우·항저우·청두 4개 도시에서는 아시아 음식 축제가 열린다. 중국은 이번 행사를 통해 아시아 각국과 다양한 양자·다자 교류 협력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행사는 시 주석이 직접 기획·제안해 마련됐다. 시 주석은 2014년 3월 유네스코 본부에서 한 연설에서 “문명은 교류를 통해 다양해졌고, 상호 이해를 통해 풍부해졌다”며 “상호 존중과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다양하고 평등하며 포용적인 문명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15년 3월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에서도 “아시아는 운명 공동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포용성을 유지하고, 서로 다른 문명 간 상호 이해를 위한 교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은 이번 행사를 앞두고 ‘아시아적 가치’를 강조하며, 일방주의에 맞선 다자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관영 <차이나 데일리>는 행사 소개 기사에서 “최근 인종에 기반한 민족주의와 일방주의, 보호주의가 만연해 지난 수십년 동안 다양한 교류를 통해 이뤄낸 진전을 되돌리려 하고 있다”며 “한 나라의 체제가 다른 모든 나라에 일방적으로 강요돼선 안되며, 다양성과 다자주의, 서로 다른 체제와 방식이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일대일도 포럼 당시 시 주석이 미국의 ‘고립적 일방주의’에 대한 중국의 대안으로 ‘개방적 다자주의’를 제시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일대일로 사업이 중국 주도 다자주의를 위한 하드웨어라면, ‘아시아 문명 대화’는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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