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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06 17:34 수정 : 2019.05.06 20:5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페테르 펠레그리니 슬로바키아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10일 중국산 2천억달러어치에 25% 부과”
“곧 중국산 전체에 관세”…타결 전망 속 돌연 강공
“중국, 예정된 협상 연기 또는 취소 검토 중”

상하이지수 5%대 폭락…세계 금융시장 리스크 재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페테르 펠레그리니 슬로바키아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규모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중국 쪽에선 8일 예정된 11차 고위급 무역협상의 연기 또는 취소 설이 나오고 있다. 무역전쟁 재개 가능성에 중국 증시 등 세계 금융시장이 폭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트위터로 “지난 10개월간 중국은 500억달러 규모의 첨단 제품들에 25%, 2천억달러 규모의 다른 제품들에 10%의 관세를 냈다. 이제 그 10%가 금요일(10일) 25%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면세였던 (나머지) 325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도 25%를 곧 부과하겠다”고 했다. 그는 2월에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3월1일로 예정했던 추가 관세 부과를 미룬 바 있다.

지난해 12월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뒤 양국은 10차에 걸친 고위급 협상으로 이견을 좁혀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주만 해도 백악관 쪽에서는 이번주에 합의가 가능하고, 미-중 정상회담을 6월 안에 열어 합의안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10차 협상에서 중국이 기존에 약속한 일부 사항에서 발을 빼는 등의 행태를 보였다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과 카드를 꺼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협상이 계속되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다. 중국이 재협상을 시도하기 때문인데, 더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들은 자국 협상단은 농산물 등에 대한 중국시장 개방 폭과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더 확실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은 합의가 발효되자마자 미국이 보복관세를 취소해야 하고, 합의문에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인정하는 문구를 담을 수 없다며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6일 “10차례 협상으로 긍정적 진전을 이뤘으며, 이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상호 존중에 기반해 미-중이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급 협상이 예정대로 열리느냐’는 질문엔 “중국 협상팀은 출국을 준비 중”이라고만 답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소식통 말을 따, 류허 부총리가 예정보다 사흘 늦은 9일에 출국하거나 방미를 아예 취소하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익명의 중국 관리가 “중국은 머리에 총이 겨눠진 상태에서는 협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58%, 선전성분지수는 7.56% 폭락했고, 위안화는 1% 이상 추락해 2015년 1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6일 오전(현지시각) 유럽 주요 주가지수들도 2%가량 떨어졌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1.7%가량 하락했다.

실제 ‘관세 폭탄’이 터질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의도 및 중국의 대응에 달렸다. 아직까지는 압박용 카드라는 해석이 많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5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협상에서 합의하지 않으면 언제든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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