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22 21:57
수정 : 2019.04.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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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왼쪽)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란산 원유 거래 차단 등 이란에 대한 전면적 경제 제재를 발효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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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백악관 “제재 면제 연장 않기로 결정”
한시적 예외 받은 한국·중국 등 8개국 해당
국제유가 급등…국내 석유화학업계 타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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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왼쪽)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란산 원유 거래 차단 등 이란에 대한 전면적 경제 제재를 발효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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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국에 대한 제재의 ‘한시적 유예’ 조처를 다음달 2일 종료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22일 오전(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월말로 종료되는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의 특별 면제(SREs)’ 조처를 추가로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번 결정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어, 정권의 수요 수입원을 봉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인도, 터키, 이탈리아, 그리스, 대만 등 제재 유예가 적용됐던 8개국도 다음달부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없게 됐다. 이란의 석유 수출을 완전히 틀어막겠다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압박 정책이 5개월 만에 전면 발효된 것이다. 이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에 의존해온 한국 석유화학업계도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은 지난해 5월 다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까지 참여한 이란 핵협정을 혼자 탈퇴한 뒤 제재를 복원했고, 11월에는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를 다른 나라들에도 강요했다. 다만 한국 등 8개국만 6개월간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달 초 워싱턴을 방문해 제재에 유연성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국은 결국 예외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이 이란산 석유의 완전한 금수를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에 22일 북해산 브렌트유는 3.3% 올라 배럴당 74.31달러, 서부텍사스유는 2.9% 뛰어 65.87달러에 거래되는 등 유가가 급등했다.
한국의 전체 원유 수입에서 이란산 비중은 약 10%로, 5월3일부터 이란산 수입이 금지되면 수급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원료로 나프타를 생산해온 석유화학업계에 타격이 예상되며, 현대오일뱅크·현대케미칼·에스케이(SK)인천석유화학·에스케이에너지·한화토탈 등은 상대적으로 싼 이란산 콘덴세이트의 대체 물량을 찾아야 한다. 일부 업체들은 제재 면제가 끝날 것에 대비해 도입처를 다변화해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최하얀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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