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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21 15:31 수정 : 2019.04.21 20:16

반체제 탈북민들의 비밀조직 ‘자유조선’의 누리집 초기화면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 단체 회원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 용의자로 체포한 것에 대한 변호사 명의의 비판 성명이 올라와 있다. 자유조선 누리집 갈무리

FBI, 19일 미국서 반북단체 회원 1명 기소
자유조선 지도자 집도 덮쳤으나 체포 못해
단체 변호사 “북 요구로 미국인 체포 경악”

반체제 탈북민들의 비밀조직 ‘자유조선’의 누리집 초기화면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 단체 회원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 용의자로 체포한 것에 대한 변호사 명의의 비판 성명이 올라와 있다. 자유조선 누리집 갈무리
2월 말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반북단체 ‘자유조선’ 회원 1명이 미국에서 체포돼 기소됐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돌발 사안이어서, 양국 관계에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미 해병대원 출신인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해 기소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이 사안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미 수사당국이 앞서 18일 자유조선의 지도급 인물인 에이드리언 홍의 집을 덮쳤으나 체포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코 앞에 둔 2월22일 괴한 10여명이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묶고 컴퓨터를 여러 대를 탈취해 달아났다. 현지 일간 <엘파이스>는 괴한들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계됐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지만, 중앙정보국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이 범행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자유조선(별칭 천리마민방위)은 북한을 탈출해 다른 여러 나라에 망명한 반체제 북한인 출신자들의 비밀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생한 사건의 용의자이자 수수께끼 같은 단체 ‘자유조선’의 회원이 체포된 것은 처음이어서 이 사건의 민감한 전모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앞서, 자유조선은 “미 연방수사국과 상호 비밀유지 합의로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자유조선의 ‘대외 대사’인 리 월로스키 변호사는 성명을 내어 “미 법무부가 북한 정권의 요구로 미국 시민에게 (체포)영장 집행을 결정한 것에 경악한다”며 “(미국 정부의) 표적이 되고 있는 미국 국적자들의 신변 안전에 대해 미국 정부로부터 아무런 보장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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