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16 16:46
수정 : 2019.04.1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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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파편 조각들은 환경 오염의 주요 원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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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네 청정 공기에도 미세 플라스틱 가득
오염원 100㎞ 상공 떠올라 대류 타고 확산
토양·물·식량 오염…호흡기 질환 유발 경고
인체 및 환경 영향 연구는 첫걸음 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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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파편 조각들은 환경 오염의 주요 원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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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 부스러기들이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프랑스 피레네산맥 꼭대기에서 체코 프라하의 블타바강까지, 중국 상하이 교외의 토양과 태평양의 갈라파고스섬까지, 지구촌 전역이 미세 플라스틱 낙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의 환경연구소 에코랩의 연구팀은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에 실은 논문에서, 플라스틱 미세 입자들이 바람에 실려 지상 95㎞ 상공까지 치솟아 기류를 타고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날아가 토양과 바다, 강물을 오염시킨다고 밝혔다.
환경공학자 스티브 앨런이 이끈 연구팀이 지난해 다섯달 동안 피레네산맥의 고산지대에서 미세 입자들이 침착된 공기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플라스틱 파편들이 1㎡당 하루 평균 366개나 검출됐다. 연구팀이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류한 입자의 크기는 플라스틱 섬유질의 경우 최대 750미크론(0.75㎜), 플라스틱 파편은 300미크론 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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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스위스 로잔의 도심 광장에서 국제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가 바다와 해변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쓰레기들로 거대한 괴물을 만든 전시물을 한 시민이 보고 있다. 로잔/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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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공기 샘플을 채취한 지역은 가장 가까운 마을이 6㎞, 가장 가까운 도시는 120㎞나 떨어져 있어 플라스틱 오염원과는 거리가 먼 곳이다. 디오니 앨런 연구원은 “피레네 고산지대의 미세 플라스틱이 프랑스 파리, 중국 둥관 등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대도시와 맞먹는 수준으로, 지구촌 어느 곳에나 미세 플라스틱이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음식물을 먹거나 숨을 쉬면서 미세 플라스틱을 흡입할 수 있는데, 이게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극히 미진한 실정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플라스틱 섬유질이 폐암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버밍엄대의 스테판 크라우스 교수는 <가디언>에 “솔직히 말해, 인류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을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플라스틱 입자들은 토양과 식량 생산, 유독성 화학물 확산까지 광범위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세계에선 매년 3억3500만톤의 플라스틱 제품이 생산되며,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만 연간 1200만톤에 이른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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