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09 19:23
수정 : 2019.04.0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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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청와대에서 회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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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북-미 회담 노딜 뒤…한-미 정상 12일 회담
한-미 동맹 공고화 메시지로 동맹 위기설 진화하며
궁극적으로는 트럼프의 3차 북-미 회담 의지 확인
청 “심도 있는 대화 할 것”…북-미 간극 좁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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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청와대에서 회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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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새벽(한국시각·현지시각 11일 낮) 워싱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0일 출국한다.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 없이 돌아선 뒤 난관에 빠진 북-미 대화를 되살리기 위한 발걸음이다. 청와대는 방미 뒤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남-북-미 정상 간에 ‘포스트 하노이’ 돌파구 마련을 위한 고강도 톱다운 외교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그 결과물이 곧 김 위원장을 향한 메시지라는 특별한 성격을 띤다. 그만큼 한-미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미 동맹에도 균열이 없음을 확인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서울과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이 9일 전했다.
우선 이번 회담은 “한-미가 의기투합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국내 일각에서 제기하는 ‘동맹 위기설’을 차단하고 “한-미가 한배를 타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청와대와 백악관은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하며 나란히 “동맹 강화”를 주요 의제로 앞세웠다. 백악관은 “한-미 동맹은 한반도와 그 지역 평화·안전의 린치핀(핵심축)”이라는 표현도 썼다. 이런 제스처는 북-미 대화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에 힘을 싣는 의미도 있다. 한 소식통은 “그래야 북한에 대한 설득력도 강해진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의 궁극적 목표는 북-미 대화의 동력을 되살리는 것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의지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두 정상이 김 위원장을 향해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큰 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관계가 좋다”는 발언을 계속해왔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북-미 대화 재가동을 위한 구체적 방안도 다뤄질 예정이다.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과 이를 위한 로드맵이 핵심 의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이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할 것”이라고 했는데, 각각 단계적 해법과 일괄 타결을 고수하는 북-미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하노이에서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물질의 미국 반출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비핵화 개념을 제시했다. 한국 정부는 북-미가 비핵화의 최종 상태에 관해 합의하되, 비핵화-상응조처를 함께 해나가는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부 아니면 전무’(올 오어 나싱) 접근법보다는 중간단계의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합의)의 의미를 어떻게 설득할지 주목된다.
북-미 중재 카드의 하나로 꼽힌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제재 면제’는 제재 유지에 완강한 미국의 태도를 볼 때 이번에 확정되기는 어렵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미 정상회담 뒤에는 남북정상회담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지난해 취소 위기에 놓인 1차 북-미 정상회담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되살렸다고 말한 것은 이런 구상과 기대를 담은 것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김지은 성연철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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