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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29 11:27 수정 : 2019.03.29 22:02

아이슬란드의 ‘와우에어’가 사전 공지도 없이 28일 전격적으로 모든 운항을 중단하는 폐업을 발표해, 1만명의 예약 승객들이 피해를 입는 등 유럽 항공시장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아이슬란드 ‘와우에어’ 폐업 발표
사전 예고 없는 항공사 폐업은 이례적
기존 예약 승객 1만명 우와좌왕
경쟁 치열 유럽·북미 항공시장 난맥상

아이슬란드의 ‘와우에어’가 사전 공지도 없이 28일 전격적으로 모든 운항을 중단하는 폐업을 발표해, 1만명의 예약 승객들이 피해를 입는 등 유럽 항공시장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한 국제 항공사가 하룻밤 사이에 운항을 전면 중지하고는 회사 문을 닫은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피자 한 조각을 주더니 회사 문을 닫아버렸어요!” 아일랜드 더블린 시민 바라이 오무리어게인의 가족은 27일 오후 7시 미국 디트로이트를 출발해 더블린으로 가는 아이슬란드의 와우에어 항공기에 탑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운항은 몇시간이나 지연됐고, 오후 11시가 되자 운항 취소가 결정됐다. 오무리어게인 가족은 호텔에서 밤을 지냈고, 이튿날 이 항공사가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와우에어는 28일 누리집을 통해 모든 운항이 중단됐고, 모든 항공편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는 자사 항공편을 예약한 승객들은 다른 항공사를 이용해야 한다고 고지했다. 이 사태로 와우에어를 이용하려던 약 1만명의 승객들이 우왕좌왕해야 했다.

북유럽을 거점으로 미국으로도 운항하는 와우에어는 지난 6개월 동안 매각 협상을 진행해왔다. 아이슬란드 최대 항공인 아이슬란드에어, 미국 사모펀드인 인디고 파트너스 등과 협상해왔으나 여의치 않았다. 경영 위기에 몰린 와우에어는 특히 이번주 들어서는 채권자들과 새로운 추가 대출을 놓고 협상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경쟁이 치열한 유럽 항공시장에서 항공사들의 폐업은 종종 있는 일이나, 이처럼 사전 공지도 없이 하룻밤 사이에 전격적으로 폐업한 것은 처음이다.

와우에어를 예약한 승객들은 유럽 항공 당국의 규약과 약관에 따라 배상을 받을 수는 있으나 여행 차질이 불가피하며, 배상 역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아이슬란드에어, 이지제트, 위즈에어 등이 구원투수로 나서 와우에어의 승객들을 수용하기로 했지만 불편과 혼란은 불가피하다.

2011년 창업한 와우에어는 지난해까지 1천명의 직원을 채용하며 연 350만명의 승객을 수송해왔다. 하지만 북유럽 및 북미 지역의 치열한 항공시장 상황으로 수지가 악화돼왔다. 특히 운항 노선이 겹치는 저가 항공사 노르웨지언의 등장이 치명적이었다.

와우에어를 창업한 최고경영자 스컬리 모겐선은 27일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더 일찍 조처를 취하지 못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고 자책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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