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기가리 국제이주기구(IOM) 방글라데시 소장 인터뷰] “난민 혐오와 관련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게 중요 시위대와 마주앉아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 될 것”
▶영상 바로가기: https://youtu.be/u3zx_mEpJwI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남부 도시 ‘콕스 바자르’는 어느새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지명이 되었습니다. 정치·종교적 박해를 피한 로힝야 난민들이 이곳으로 대거 이주하면서부터입니다. 콕스 바자르 난민 캠프로 이주한 로힝야 난민은 2017년 8월 이후에만 71만2천여명에 달합니다. 2019년 1월 기준 92만5천여명의 로힝야인들이 콕스 바자르 캠프에서 국제 사회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한겨레>는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에 자리한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사무실에서 조지 기가리 국제이주기구 방글라데시 소장을 만났습니다. 지난 2018년 방글라데시로 부임한 기가리 소장은 방글라데시 곳곳에 위치한 난민 캠프 18여곳을 직·간접적으로 관리하며 로힝야 난민 구호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난민 캠프 인구의 80%는 여성과 18살 이하의 아동·청소년들입니다. 국제이주기구는 이들을 위해 피난처 설치, 의료 지원, 연료 보급, 식수 보급 등의 구호 활동을 진행합니다. 2018년 한 해동안 국제이주기구가 콕스 바자르 캠프에서 진행한 의료 상담은 57만8천여건, 그 중 16만5천여건은 5살 이하 아동들이었습니다.
몬순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방글라데시 기후에 대비하기 위해 캠프의 지반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는 일도 구호 단체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산사태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를 깔아 집을 짓고, 경사면엔 모래주머니를 쌓습니다. 지난 13일 방글라데시 정부는 캠프의 난민 중 2만3천여명을 외딴 섬에 지어진 수용 시설로 옮긴다고 발표했는데, 구호 단체들은 이 섬이 대부분 진흙땅으로 이뤄진 탓에 홍수나 태풍에 취약하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기가리 소장은 자신의 개인 트위터 계정에도 꾸준히 로힝야 캠프의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캠프의 열악한 현실을 알릴 뿐만 아니라 난민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교육을 받는 모습도 공유합니다. 기가리 소장은 “난민들은 단지 고통받는 존재가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기가리 소장은 또한 “난민 혐오와 관련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난민 반대 시위대와 난민이 한 자리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갖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하세요.
취재·편집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촬영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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