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9 17:31
수정 : 2019.03.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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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핵 정책을 이끄는 3인방. 왼쪽부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H6a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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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완전한 비핵화-완전한 제재해제 빅딜”
②“제재-대화 병행”
③“핵·미사일 실험 중단상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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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핵 정책을 이끄는 3인방. 왼쪽부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H6a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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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각) “북한 주민들을 위한 더 밝은 미래는 검증된 비핵화 뒤에 와야 한다”며 제재 해제보다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무산 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내는 대북 메시지는 △영변 핵시설을 뛰어넘는 완전한 비핵화 우선 △대화-제재 병행 △핵·미사일 실험 중단 상태 유지로 더욱 굳어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빅딜’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캔자스주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에서 기대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한 이유’에 관한 질문에 “시간(타이밍)과 순서 배열(시퀀싱), 그리고 이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관한 여러 이슈들이 있다”고 말했다. ‘검증된 비핵화’가 ‘제재 해제’보다 앞에 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비핵화 행동과 미국의 상응조처 조합을 배치하는 로드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의 개념에 대해 미국은 “영변 핵시설을 비롯해 모든 핵연료 사이클의 주요 부품과 핵분열 물질,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제거와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의 영구 동결”이라고 엄격하게 규정한 상태다.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검증된 비핵화”는 기존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같은 의미로 보인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은 대화와 제재를 동시에 유지하겠다는 방침도 명확히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캔자스주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가 정신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현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와 가장 유망한 외교적 캠페인을 동시에 하고 있다”며 “이런 조합이 (한반도를) 세계에서 더 안전하고 안보가 갖춰진 지역으로 이끌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19일 런던을 방문해 영국·프랑스·독일의 카운터파트와 북한 비핵화에 대해 논의한다고 발표했다. 제재 이행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국은 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협상 중단 고려’ 발언이 나온 직후에도 “외교는 살아 있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화와 협상을 지속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경우 북-미 관계는 2017년 이전의 긴장 상태로 치달을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외교적 성과로 꼽아온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큰 상처가 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매우 실망할 것”(트럼프 대통령), “신뢰 위반으로 간주될 것”(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실험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건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폼페이오 장관)이라며 북한의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메시지를 반복하면서 ‘올 오어 나싱’(전부 아니면 전무) 접근법을 고수하고 있다. 단계적 해법을 주장하는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핵심 제재 해제 맞교환’으로 맞서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대화 재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박민희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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