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4 13:32
수정 : 2019.03.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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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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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건강 상관관계 분석 ‘랜싯’ 게재 논문
“민주화된 나라들이 수명 늘고 질병 발생도 줄어”
‘경제 성장보다 민주주의 효과가 더 크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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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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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진전이 건강과 수명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디언>은 13일 미국외교협회와 건강분석평가연구소가 170개국의 정치 변동과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의학 저널 <랜싯>에 실은 논문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연구진은 1970년 이후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한 국가들과 그렇지 않은 55개국을 비교했다. 민주주의로 이행한 국가들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15살 인구의 기대여명이 그렇지 않은 국가들보다 3% 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민주주의로 이행한 국가들은 심혈관 질환, 교통사고 부상, 비전염성 질병 발생률도 낮아졌다.
연구를 이끈 미국외교협회의 토머스 볼리키는 “1994~2014년 사이의 민주화는 세계적으로 심혈관 질환 사망자를 1600만명 줄였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이 기간에 폴란드와 같은 수준의 민주화를 이뤘다면 심혈관 질환 사망자가 1000만명 줄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경제 성장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진전 자체가 시민들의 건강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연구진은 시민들의 건강 문제에서 ‘민주주의 효과’가 ‘국내총생산(GDP) 효과’를 훨씬 앞선다고 주장했다. 자유의 확대가 사회적 압력 증가로 이어져 정부가 적극적 보건 정책을 펴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정부의 책임성과 (여론에 대한) 반응을 강화해 성인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정부가 자유롭고 공정한 민주주의의 통제를 받지 않는 국가들은 유권자들한테 같은 압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볼리키는 “민주주의에 관한 우울한 뉴스가 많은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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