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3.14 11:48 수정 : 2019.03.14 20:34

미국 보잉사의 최신 기종 보잉 737맥스-8 모델의 비행 모습. 보잉사 누리집 갈무리

13일 미FAA·교통부, 백악관 브리핑 뒤 결정
상업운항 2년만에 세계 40여개국 ‘일단멈춤’
위성 데이터 분석…넉달새 사고 2건 연관성
자동운항장치 센서 결함 가능성…SW 개량중

미국 보잉사의 최신 기종 보잉 737맥스-8 모델의 비행 모습. 보잉사 누리집 갈무리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 이어 지난 10일 에티오피아에서 넉달여만에 연거푸 2대가 추락해 탑승객 전체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보잉737 맥스8 기종이 한동안 전세계 하늘에서 운항하지 못하게 됐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13일(현지시각) 보잉737 맥스8 기종의 운항을 잠정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종이 항공운항 안전 기준을 충족하므로 운항을 중단할 근거가 없다”던 기존의 태도를 바꾼 것이다. 보잉737 맥스 시리즈 중 이번 사고기종보다 조금 더큰 맥스9의 운항도 중단됐다. 보잉 737 맥스 시리즈는 좌석 수에 따라 맥스7, 8, 9, 10까지 네 가지 모델이 있는데, 현재 운항 중인 기종의 대다수가 맥스8과 맥스9 모델이다.

유럽연합의 모든 회원국을 포함해, 해당 기종을 운항 중이던 세계 40여개국이 잇따라 자국 항공사의 운항 중단 또는 타국 항공사의 영공 통과 금지 조처를 내린지 이틀 만이다. 이로써 보잉사가 차세대 최신 여객기로 선뵌 737 맥스8 모델은 2017년 첫 상업운항을 개시한 지 2년도 안돼 기대주에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백악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항공청의 대니얼 엘웰 청장대행과 일레인 차오 교통부장관으로부터 보잉사 항공기 추락과 관련한 브리핑을 들은 뒤 문제 기종의 운항 보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연방항공청은 운항 중단 판단을 내린 이유로, 인공위성의 비행경로 추적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인도네시아 라이언항공 사고와 이번 에티오피아 항공 추락사고 사이에 연관성을 보여주는 물리적 증거가 있다는 점을 들어 주목된다.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을 자부해온 연방항공청의 이런 결정은 두 사고의 원인이 항공기 기체 결함 때문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엘웰 연방항공청장 대행은 “인공위성의 비행궤도추적 데이터는 인도네시아 항공기 사고와 에티오피아 항공기 사고의 유사점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연방항공청은 초기에 이 데이터의 해상도가 낮다는 이유로 그런 정황에 회의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13일 미국의 글로벌 항공조사 민간업체인 에어온과 보잉사,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인공위성의 초기 데이터를 더욱 정밀하게 보완해 “이번 에티오피아 추락사고가 지난해 인도네시아 라이언 항공 사고와 충분히 유사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보잉737 맥스8 기종의 조종석. 출처 플리커
인도네시아 라이언 항공 쪽은 최근 네 차례의 보잉737 맥스8기종의 비행에서도 항공기의 비행 상태를 감지하는 센서들이 잘못된 정보를 자동조종장치에 전달해 기수를 낮추도록 작동했으며 조종사들은 이를 통제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라이언 항공 사고기와 에티오피아 항공 사고기의 조종사들이 모두 추락 직전 관제통신에서 조종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회항을 요청한 공통점이 있었다는 사실과도 부합된다.

현재 사고 원인으로 의심되는 기체 결함은 보잉사가 새로 개발해 737맥스 시리즈에 처음 적용한 ‘조정특성상향시스템(MCAS)’이다. 고정익 항공기를 공중에 띄우는 양력은 추진 속도에서 생기는데, 일정 기준의 속도에 못미치는 ‘실속’으로 추락할 우려가 있을 경우 날개의 플랩 작동으로 양력을 높이는 자동 자세제어 프로그램이다. 이 경우 항공기의 맨앞인 기수의 자세는 낮춰진다.

보잉사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사고 이후 이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에티오피아 사고가 발행하자 미국 연방항공안전청은 보잉사에 다음달인 4월말까지 문제의 소프트웨어 개량을 완료하라고 지시했다.

보잉사는 13일 연방항공청의 결정이 나온 직후 성명을 내어 “보잉사는 여전히 맥스737 시리즈의 안전을 전적으로 확신하지만, 정부 당국들과 고객 항공사들과 협의 끝에 연방항공청의 결정을 존중해 전세계에서 운항 중인 371대의 737맥스 기종의 비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잉사의 데니스 뮬렌버그 최고경영자는 “보잉사의 모든 임직원을 대표해, 두 건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가장 깊은 애도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