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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12 16:49 수정 : 2019.03.12 23:06

2017년 7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국제공항에 보잉737 맥스8 기종 여객기가 착륙해 있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11일 이 기종의 운항을 잠정 중단시켰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 연합뉴스

13개국 운항 중단·주가폭락…보잉사 최대 위기
미 FAA, 설계변경 재촉…보잉 “SW 업그레이드”
사고기종 안전성 두고 전문가들 의견 갈려
미-에티오피아 공동조사팀 사고원인 조사 착수

2017년 7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국제공항에 보잉737 맥스8 기종 여객기가 착륙해 있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11일 이 기종의 운항을 잠정 중단시켰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 이어 불과 넉달여만인 지난 10일 에티오피아에서 또다시 보잉 737맥스 기종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세계 1위 항공기 제작업체인 보잉사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관련기사=5개월 만에 또…보잉 최신기종 737맥스, 문제 있나?

해당 기종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항공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보잉사의 주가는 월요일인 11일 한때 13.5%나 폭락했다가 5% 하락으로 마감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보잉사에 이 기종의 ‘설계 변경’을 재촉했다. 천문학적 보험금 지급에 더해 희생자 유가족들의 소송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번 사고 이후 보잉737 맥스8 기종의 운항을 잠정 중단한 나라만 12일 현재 한국을 비롯해 13곳에 이른다. 에티오피아와 중국이 11일 맨먼저 자국 항공사들에 해당 기종의 운항을 당분간 금지한 데 이어, 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령 케이먼군도, 몽골,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등도 잇따라 운항 보류 조처를 내렸다고 <아에프페>(AFP) 통신과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영국 민간항공국도 12일 사고 예방조치의 일환으로 해당 기종의 운항을 중단시켰다.

인도는 운항을 중단하진 않는 대신, 해당 기종의 운항에는 비행 경력 1000시간 이상의 베테랑 기장을 투입해 돌발상황 대처 능력을 키우는 안전 강화 조처를 취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러시아·이탈리아 등 다른 대다수 국가들은 최고 수준의 안전 경계령을 발령하고 사고원인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에선 유나이티드항공 등 20개 항공사 승무원 5만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항공승무원연합(CWA)도 연방항공청에 정식으로 이 기종 모델의 조사를 요구했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보잉사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보잉737 맥스8 기종이 추락한 이후 진행 중인 해당 기종의 ‘설계 변경’을 다음달까지 완료하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1일 전했다. 연방항공청은 또 “보잉사가 설계 변경과 함께 조종사 훈련 항목과 승무원 매뉴얼도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항공청은 그러나 “이 기종이 항공운항 안전 기준을 충족하며 운항중단 조처를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에서 케냐로 향하던 에티오피아 항공사의 보잉737 맥스8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한 현장에 파손된 엔진 부품이 나뒹굴고 있다. 아디스아바바/로이터 연합뉴스
보잉사도 이날 “737 맥스8은 지금도 안전한 항공기이지만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비행통제 소프트 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며 연방항공청의 발표를 확인했다. 보잉사는 “몇 주 안에 737 맥스8 비행기 전체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조처가 에티오피아 항공의 비행기 추락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개량 대상이 된 소프트웨어는 보잉737 맥스 기종에 새로 적용된 ‘조정특성상향시스템(MCAS)이다. 고정익 항공기를 공중에 띄우는 양력은 추진 속도에서 생기는데, 일정 기준의 속도에 못미치는 ‘실속’으로 추락할 우려가 있을 경우 날개의 플랩 작동으로 받침각을 키워 양력을 높이는 자동 자세제어 프로그램이다. 이 경우 항공기의 맨앞인 기수의 자세는 낮춰진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라이언 에어 항공사의 사고와 이번 에티오피아 항공의 사고 모두 항공기가 이륙한 지 10분 안팎 사이에 추락했으며 추락 직전 조종사가 조종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회항을 요청했던 정황이 조정특성상향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오류와 관련성이 있는지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11일 “보잉737 맥스8 기종의 안전성을 두고는 항공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린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항공청 안전감독관을 지낸 데이비드 소시에는 “특정 항공기의 비행이 안전하지 않다고 한 적이 없지만, 이번엔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여행객들이 이 기종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미국 교통안전국 관리 출신인 피터 골즈는 “운항 중단 조처를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며, “지난해 인도네시아 사고와 이번 에티오피아 사고의 연관성이 조사 결과로 확인된다면 그 때가 터닝 포인트일 것”이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미국 연방항공청과 교통안전국은 항공 전문가들로 꾸려진 사고 조사팀이 11일 에티오피아의 사고 현장에 도착해 현지 조사팀과 공동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공동 조사팀은 추락한 비행기 잔해에서 수거한 블랙박스에서 비행기록 및 음성 교신 등을 분석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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