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3.07 14:38 수정 : 2019.03.07 20:00

<시엔엔>, 2·28 북-미 회담 막전막후 소개
북한 ‘영변 카드’ 키워 미국에 막판 제의
영변+α 요구한 미국 협상 재개에 응하지 않아
북한 협상 전엔 폼페이오 만남 요청 거부
김 위원장, ‘영변’과 ’제재해제’ 교환가능 낙관한 듯

지난달 28일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기 직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떻게든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영변의 모든 시설’을 해체한다며 막판 절충을 시도했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합의 무산에는 ‘영변+알파’에 대한 미국의 집착이 있었다는 것이다.

<시엔엔>(CNN)은 7일 두 명의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 오전 11시55분(현지시각)로 예정됐던 김 위원장과의 업무오찬을 취소하고 오후 2시 “회담 결렬”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에 나설 때까지 북-미 간에 있었던 막판 줄다리기를 소개했다.

북-미가 지금까지 밝힌 합의 무산 이유를 모아 보면, 북한은 핵개발의 상징인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시행되고 있는 민수 경제와 관련된 5개 제재의 해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영변보다 더 많은 것”(트럼프 대통령 28일 기자회견), 즉 북한이 감추는 것으로 추정되는 추가 핵시설을 비핵화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북한에 추가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 시점에서 회담은 결렬됐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영변’의 값어치를 끌어올리려 고 시도했다고 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인 메트로폴 호텔을 떠나기 직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미국 당국자들에게 보내 영변 해체에 대한 추가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이 영변의 정의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자, 최 부상은 자리를 떴다가 재차 찾아와 영변 핵시설은 “이 시설에 포함된 모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미국 쪽은 이 제안에도 “(회담을 재개할 만한) 인상을 받지 못했고, 결국 회담은 재개되지 않았”다고 미국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한 뒤 오후 5시에 워싱턴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 몸을 실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시엔엔>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시엔엔>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의 이 마지막 시도는 (하노이에서) 합의를 도출해내고 싶어 했던 김 위원장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이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부상은 이후 하노이에서 심야 기자회견을 자청해 “미국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나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당국자들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엔 북한이 막판 고위급회담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하노이로 향하던 지난달 27일 먼저 도착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자신의 협상 상대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 사전 만남을 요청했다고 한다. 몇주에 걸친 실무협상에도 양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두 정상이 테이블에 마주앉기 전에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사를 다시 한번 확인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시엔엔>은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몇시간이나 김 부위원장을 기다린 뒤 낙담했다고 한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김 위원장이 준비해간 ‘영변 카드’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해 제재 해제를 끌어낼 수 있다고 낙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