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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01 19:03 수정 : 2019.10.01 21:14

1일 오전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해방군 의장대가 행진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 건국 70년 경축행사
10만명 군중 퍼레이드 이어
장병 1만5천명 참여 열병식

실전배치 580여개 군사장비 등장
‘미 타격’ 핵탄두 DF-41 베일 벗어
전투기도 총출동 공군 능력 과시
광장선 “사랑해요 조국” 애국 물결

1일 오전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해방군 의장대가 행진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텅 빈 도로에 차량 흐름이 뚝 끊겼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경축행사가 열린 1일 오전 행사장인 천안문 광장 일대를 제외한 베이징 대부분 지역에선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국경절 연휴 첫날을 맞은 14억 중국인들은 경축행사 생중계를 기다리며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았다.

“건국 70주년 기념식을 개회한다.” 오전 10시 정각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행사 시작을 알렸다. 중국의 56개 민족을 상징하는 56문의 대포에서 건국 70년을 알리는 70발의 포성이 울렸다. 광장 한가운데 열사기념비 앞을 지키던 의장대가 국기게양대로 발걸음을 옮기자, 1500명으로 구성된 3군 군악대가 국가를 연주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위대한 국가’와 ‘당’과 ‘인민’에 대한 만세 삼창으로 짤막한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날 경축행사는 크게 열병식(군사 퍼레이드)과 군중 퍼레이드로 나눠 모두 2시간40분이나 이어졌다. 장성급을 포함해 장병 1만5천명이 참가한 열병식은 중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약 10만명이 참가한 군중 퍼레이드는 지난 70년 중국 현대사를 종합한 ‘집체예술’을 선보였다. 미-중 무역전쟁, 홍콩 시위 장기화 등이 겹친 가운데 열린 두 행사를 통해 중국은 중화민족의 부흥을 과시하며 ‘패권국’의 반열에 올라섰음을 세계를 향해 선언했다. 천안문 광장 일대는 이를 위한 거대한 공연무대였다.

중국산 최고급 차량 ‘훙치’를 개조한 무개차량에 오른 시 주석이 오전 10시16분께 사열을 시작했다. 그가 천안문 동쪽 창안제(장안대로)에 도열한 인민해방군 장병들을 향해 “동지들 안녕하세요?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외칠 때마다, “주석님 안녕하세요. 인민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란 함성이 광장에 울려 퍼졌다.

이어 열병식 행진(분열)이 시작됐다. 선두에 선 의장대를 따라 대장급 4명을 포함한 군 지휘부가 행진에 나섰다. 육해공군과 로켓군, 전략지원군 등이 뒤를 이었다. 천안문 성루에 선 시 주석과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 등이 이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여군과 군사기술·국방과학 부문, 예비군과 유엔평화유지군 등이 행진을 마치자, 32개 장비 편대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를 앞두고 중국 당국은 “이번 열병식에 등장하는 군사장비 580여개는 모두 중국 자체 기술로 제작돼 실전에 배치된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탱크와 전차, 수륙양용 장갑차와 강습작전용 공수 전차에 이어 대전차 미사일과 대테러 작전용 전차, 조기경보 레이더와 지대공 미사일 등이 뒤를 이었다.

‘백미’는 행렬 끝에 등장한 둥펑(DF) 계열 미사일이었다. 이날 처음 공개된 단거리 미사일(DF-17)과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초음속 미사일(DF-100)은 물론 재래식 중장거리 핵미사일(DF-26)과 고체연료를 이용한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DF-31AG), 핵잠수함 탑재용 미사일(JL-2)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이어 그간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던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DF-41) 16기가 등장했다. 고체연료를 이용한 3단 추진체를 쓰는 둥펑-41은 발사 30여분 만에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전략 핵무기다. 둥펑-41은 미국과 정면으로 맞설 수 있게 된 중국의 ‘위상’을 상징하는 듯했다. 이날 중국은 공중조기경보기(KJ-500)와 장거리 수송기(Y-20), 공중급유기(HY-6)와 전투기(J-15) 등 최첨단 공군 능력도 과시했다.

80분가량 진행된 열병식이 끝나자, 광장에선 전혀 다른 무대가 펼쳐졌다. 2019명의 젊은이가 중국 국기와 국가휘장을 앞세우고 화려한 행진을 시작했다. 이어 10만명이 참가한 군중 퍼레이드인 ‘건국 70년사’가 △건국창업 △개혁개방 △위대부흥 등으로 나눠 광장에서 재현됐다. 마오쩌둥을 시작으로 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로 이어진 역대 최고지도자의 거대한 흉상과 함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 과학발전론’을 견지하자는 구호가 등장했다. 이어 시 주석의 흉상과 함께 ‘시진핑 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관철’ 구호가 나오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이날 광장에선 “사랑해요 중국, 사랑해요 조국”의 흥겨운 노랫가락에 맞춰 발 디딜 틈 없는 인파가 박수를 치며 오성홍기를 휘둘렀다. ’애국’이 물결친 기념식이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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