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4 17:16
수정 : 2019.08.1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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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밤샘 시위에 지친 반송중 시위대가 바닥에 누워 잠시 쉬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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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양쪽 출입문 부근만 허용
항공기 운항 재개…오전엔 줄줄이 취소
시위대, ‘정보요원’ 의심 중국 남성 폭행
중 당국, “잔혹한 테러…엄벌”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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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밤샘 시위에 지친 반송중 시위대가 바닥에 누워 잠시 쉬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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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시위로 12일에 이어 13일에도 이틀째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자, 홍콩 법원이 14일 공항 연좌시위를 제한하고 나섰다. 전날 밤 연좌시위 도중 중국 본토인 2명이 시위대에 폭행을 당한 것과 관련해 중국 당국은 또다시 ‘테러’란 표현을 동원해 격하게 비난했다.
홍콩 공항 당국은 이날 자료를 내어 “홍콩 국제공항의 적절한 운영을 불법적이고 의도적으로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원 명령이 내려졌다”며 “지정된 장소를 제외하고는 공항 내부에서 집회나 시위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항 당국은 출국장 집회는 전면 금지하고, 입국장에서도 양쪽 끝 출입구 주변으로 연좌시위 장소를 제한하기로 했다.
전날엔 중국 본토인 남성 2명이 시위대에 붙잡혀 폭행을 당하자, 공항 쪽의 요청에 따라 이들을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경찰이 투입되면서 시위대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곤봉을 뺏긴 경찰이 시위대에 권총을 겨누기도 했다.
<홍콩 프리 프레스> 등은 시위대가 중국 본토에서 온 정보요원으로 의심해 폭행한 남성 가운데 1명은 “친구를 배웅하기 위해 공항에 나왔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다른 1명은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 인터넷판 기자 푸궈하오로 확인됐다. 그는 가방에 ‘홍콩 경찰 사랑해요’라고 적힌 티셔츠를 지니고 있었으며,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등 시위대를 자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중국 중앙정부 홍콩 연락사무소(중련판) 쪽은 14일 성명을 내어 “테러범의 잔혹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쪽도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극단적인 폭력 범죄는 법에 따라 엄벌에 처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에 인접한 중국 선전에 인민무장경찰의 장갑차와 트럭이 지난 주말 집결한 가운데, 인민해방군 동부 전구 쪽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콩까지 10분이면 도착한다”는 위협성 글을 올린 사실이 14일 전해지면서 중국군 무력 투입의 위기감을 키웠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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