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30 16:55
수정 : 2018.12.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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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건물 전경. 메사추세츠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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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소수 합격하던 사전입학 전형 합격자 ‘0명’
“백악관 지난 봄 중국인 유학 전면 금지 검토”
미국 대학은 중국인 급감시 지급받는 보험 가입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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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건물 전경. 메사추세츠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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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 명문대 중 하나로 꼽히는 메사추세츠공대(MIT)의 사전입학 전형에서 중국 출신 지원자가 1명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이 한때 중국인의 미국 대학 유학을 전면 금지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연관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메사추세츠공대는 해마다 세계 각국의 지원자 9600여명 가운데 700명 가량을 사전 입학으로 선발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중국 고등학교 출신 합격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중국 국적자 가운데 합격자는 조기 유학을 통해 미국 고등학교를 졸업한 5명 뿐이었다. 예년 합격자 명단에 중국 출신 학생들이 소수지만 포함돼 있었던데 견주면 이례적이다.
중국 유학업계에서는 이 현상은 메사추사츠공대 만의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광둥성 선전의 한 유학원 관계자는 신문과 인터뷰에서 최근 “전반적 경향과 일치한다. 해마다 좋은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스탠퍼드대 입학도 해가 갈수록 어려워져서, 지난해 선전에서 2명이 입학했는데 올해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 출신 합격자가 줄어든 것은 우선 중국 교육이 경시하는 리더십, 시민의식 등 ‘소프트 스킬’의 바탕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미국 사회가 중국인의 유학을 더 이상 환영하지 않기 때문이란 지적이 이어진다.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며 미-중 무역전쟁의 주요 의제로 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유학생들을 잠재적 ‘기술 스파이’로 취급하며 이런 사회 흐름을 이끌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앞선 10월 ‘반이민주의자’로 불리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정책 고문의 주도로 지난 봄 중국인의 미국 대학 유학을 전면 금지시키는 안이 검토됐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학의 해외 유학생 가운데 중국 유학생이 3분의 1을 차지하는 현실 속에서 미국 대학들이 큰 변화를 꾀하기 힘들 것이란 ‘낙관론’도 있다. 지난 봄 백악관의 ‘중국인 유학 전면 금지’ 방안도 미국 대학의 수입 감소와 미-중 관계 악화 등의 반대론을 뛰어넘지 못하고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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