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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25 10:34 수정 : 2018.11.25 10:50

대만 지방선거 이튿날인 25일 <중톈> 뉴스채널이 전날 차이잉원 총통의 당주석 사임 소식을 전하고 있다. 화면 아래에는 관심의 초점이었던 가오슝 시장선거에서 한궈위 국민당 후보가 이겼다는 자막이 나오고 있다. 중톈 갈무리

기존 ‘민진13 국민6’에서 ‘민진6 국민15’로 뒤집혀
‘한류’ 돌풍 가오슝 한궈위 시장후보 53.8% 당선
차이잉원 당주석직 사임…민진 차기 린자이룽 패배
국민투표에서도 원전·동성결혼 등 ‘진보의제’ 된서리

대만 지방선거 이튿날인 25일 <중톈> 뉴스채널이 전날 차이잉원 총통의 당주석 사임 소식을 전하고 있다. 화면 아래에는 관심의 초점이었던 가오슝 시장선거에서 한궈위 국민당 후보가 이겼다는 자막이 나오고 있다. 중톈 갈무리
“녹지가 파란 하늘로 바뀌었다.”

24일 대만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이 참패했다. 대만 언론의 수사에 등장하는 초록색은 민진당을, 파란색은 국민당을 각각 상징한다. 이번 선거 결과 22개 직할시장 및 현장 가운데 민진당 소속은 13명에서 6명으로 쪼그라든 반면, 국민당 소속은 6명에서 15명으로 늘었다. 곧, 국민당의 대승이다.

관심을 모았던 남부 가오슝 시장 선거에서는 한궈위 국민당 후보가 53.8%를 득표해 천치마이 민진당 후보(44.8%)를 눌렀다. 1998년 당선·취임했던 셰창팅 시장 이래 20년 ‘민진당 천하’였던 가오슝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한궈위는 단숨에 국민당의 주요 인물로 부상했다. 한궈위는 2016년 총통 선거 패배 이후 좀처럼 구심점을 찾지 못하던 국민당에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돼왔다.

민진당 소속으로 당 주석을 겸해온 차이잉원 총통은 ‘임기 중간선거’ 성격인 이번 선거의 책임을 지고 주석직을 사퇴했다. 차이 총통은 24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오늘 민주주의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가르침을 줬다. 우리는 인민의 더 높은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당선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민진당은 차기 주자로 거론돼온 린자룽 타이중 시장 후보가 패배하는 등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차이 총통은 2020년 연임 시도마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10개 안건에 대한 국민투표에서도 민진당의 ‘탈중국’, ‘진보’ 성향과 궤를 같이 하는 안건들이 줄줄이 된서리를 맞았다. 2020년 도쿄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현재 쓰고 있는 ‘차이니즈 타이베이’라는 명칭을 ‘대만’으로 바꾸자는 사안은 부결됐다. 화력발전 감축안은 통과되고 원전 전면 중단 법조항 삭제안은 통과되는 등 탈원전 정책은 타격을 받았다. 민법상 결혼을 남녀로 제한하는 안건과 초중생 대상 동성애 교육을 중단하는 안건은 통과됐다. 일본 원전사고 지역 식품 수입안은 부결됐다.

24일 대만 지방선거 결과 22개 직할시장 및 현장 가운데 민진당 소속은 13명에서 6명으로 쪼그라든 반면, 국민당 소속은 6명에서 15명으로 늘었다. 자유시보 누리집 갈무리(일부편집)
승리한 국민당도 내부적으로 개혁 과제를 떠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류’로 불린 가오슝발 돌풍의 주인공 한궈위는 ‘적진 출마’였던 만큼 당의 지원이 미미했으나 개인기가 주효했다. 오히려 소탈한 행색과 언변으로 ‘국민당스럽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표몰이에 성공했다. 한궈위는 24일 당선 확정 뒤 당 주석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4년 전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이 연임에 성공한 데서 보듯, 정당이 당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현실이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국무원대만판공실은 25일 선거 결과와 관련한 대변인 성명을 내어, “대만 민중이 양안관계(중국-대만 관계) 평화 발전의 이익을 계속 공유하기를, 또 경제와 민생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강력한 바람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한 ‘92합의’를 견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차이잉원 정부가 ‘92합의’를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단체관광 중단과 외교 고립 등 압박성 정책을 이어왔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24일 대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한궈위 가오슝 시장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가오슝/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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