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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15 14:51 수정 : 2019.03.15 21:22

15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남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부근에서 구급대원들이 부상 환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로이터 연합뉴스

남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에서 총기 난사
49명 사망, 40여명 부상…경찰 용의자 4명 체포
아던 총리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어두운 날”
범행현장 동영상 촬영 SNS 통해 확산시키기도

15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남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부근에서 구급대원들이 부상 환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로이터 연합뉴스
뉴질랜드에서 무슬림 이민자들을 겨냥한 사상 최악의 ‘혐오 범죄’가 발생해 49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뉴질랜드 사상 최악의 참사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는 명백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다. 이들을 위한 공간은 뉴질랜드는 물론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비열한 범죄’에 강력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15일 뉴질랜드 경찰은 이날 오후 1시40분(한국시간 오전 9시40분)께 남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모스크(무슬림 예배당) 2곳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49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던 총리는 이번 사태를 “명백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라고 정의하며 “우리가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이번 범행은 사전에 매우 잘 계획된 것”이라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이어 “우리는 다양성과 친절, 온정을 대변하며, (뉴질랜드는)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들의 고향이자 이 가치를 원하는 이들의 피난처”라며 “이런 공격으로 (우리의 신념이)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범행을 저지른 이들에게 “당신들을 비난하며 거부한다”고 규탄했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로 인구는 약 38만명이다.

경찰 발표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군복을 입은 백인 남성이 금요예배가 한창이던 모스크를 찾아가 건물 안의 방을 하나하나 뒤져가며 무고한 이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한 목격자는 뉴질랜드 언론에 “범인은 백인 남성이었다. 군복으로 보이는 옷을 입고 다리에 탄창을 달고 있었다”고 말했다. 범행 뒤 현장으로 달려간 다른 목격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20명 이상이 바닥에 쓰러져 있고, 그 밖에 몇명이 숨져 있었다.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는 이들도 있었다”며 급박했던 현장 상황을 전했다.

마이크 부시 뉴질랜드 경찰청장은 “범인 4명을 체포했다. 남성 3명, 여성 1명이다. 이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매우 용감한 (시민들의) 행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범인 가운데 한 사람이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이라는 소문이 돌자, 스콧 모리슨 총리는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고 분노한다. 범인 중에 브렌턴 태런트(28)는 뉴질랜드에 살던 오스트레일리아 시민이 맞다”며 이를 확인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4명 모두 경찰이 관리하던 ‘감시자 명단’에 없던 이들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경찰은 이날 범인들이 탄 차량 중 하나에서 사제 폭발물 2개를 수거했다.

<뉴질랜드 헤럴드> 등 현지 언론은 태런트가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로 17분에 걸쳐 범행 현장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생중계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각 업체에 이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하는 동시에, 시민들에게 “공유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들이 범행 이유를 담은 ‘성명’을 냈지만, “고려 끝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시엔엔>(CNN)은 이들이 공개한 87쪽짜리 성명엔 “반 이민, 반 무슬림에 대한 생각과 이번 공격을 저지른 이유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다”고 전했다.

사상 최악의 테러 참사에 뉴질랜드는 깊은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뉴질랜드 크리켓팀은 16일로 예정됐던 방글라데시와 경기를 취소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는 이웃 나라를 위해 조기를 걸자고 제안했다.

아던 총리는 “오늘은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암울한 날”이라며 이번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극단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로 이들을 위한 장소는 뉴질랜드는 물론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던 총리는 이번 사건이 ‘무슬림과 이민을 표적으로 한 혐오 범죄가 아니냐’는 질문엔 “뉴질랜드는 그들의 고향”이라고 잘라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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