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30 16:32
수정 : 2018.12.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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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한 11개국 대표들이 지난 3월 칠레에서 열린 서명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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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GDP 13%, 교역 15% 차지
세계 3번째 규모 무역협정 30일 발효
“미국 빠졌지만, 개도국 많아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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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한 11개국 대표들이 지난 3월 칠레에서 열린 서명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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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등 태평양 연안 11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30일 발효됐다. 미국이 빠진 상황에서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4%를 차지하는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한 것이다.
2016년 미국을 중심으로 추진됐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탈퇴를 선언하며 한때 무산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일본 주도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11개국이 협상 내용을 일부 조율하는 노력을 거쳐 올해 3월 새 협정에 최종 서명했다. 참여국은 일본,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멕시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칠레, 베트남, 페루, 뉴질랜드, 브루나이 등 태평양 연안에 있는 11개국이다.
이 협정의 핵심은 참여국 간 상품 교역 관세를 최장 21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것이다. 가입국 상황에 따라 특정 상품의 관세는 즉각 철폐하고, 농산물 등 민감 상품은 장기적으로 철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스트레일리아는 가입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관세 5%를 즉각 철폐하고, 캐나다는 6.1% 자동차 관세를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없앤다. 일본은 쇠고기에 부과한 38.5% 관세를 2035년까지 9%까지 낮추기로 합의했다.
회원국들의 금융과 서비스 시장의 개방도 확대된다. 말레이시아는 외국 은행의 지점 제한을 8곳에서 16곳으로 상향 조정하고, 외국계 은행의 현금자동인출기 설치도 허용한다. 베트남은 소매 분야에서 외국 자본의 출점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 자본 출자 비율을 기존 15%에서 20%대로 끌어올린다.
협정의 발효 조건은 전체 11개국 중 과반수인 6개국 이상에서 비준을 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60일 후’였다. 일본, 멕시코,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비준을 받은 6개국은 이 기준을 적용해 30일부터 1차 관세 인하 조처가 이뤄졌다. 베트남이 다음달 14일 의회 비준 동의를 앞두고 있으며, 브루나이, 칠레, 말레이시아, 페루 등은 비준 절차를 밟고 있다.
협정 가입국들의 국내총생산 합산액은 세계 전체의 14%이고, 교역량 비중은 15%에 달한다. 이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과 한·중·일 등 아시아-태평양 16개국이 참여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이어 세계에서 3위다. 한국, 영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도 협정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웨스트재단’은 이 협정으로 가입국들의 수출이 2% 이상 늘어나고, 실질 국내총생산도 1%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외신들은 미국의 탈퇴로 영향력이 줄어들긴 했지만, 급성장 중인 신흥국들이 많이 포함돼 향후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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