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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11일 한 무리의 백인 젊은이들이 아랍계 청년을 마구 때리고 있다. 시드니의 인종 갈등은 12일 더욱 확산됐다. 시드니/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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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우월주의자·신나치 추종자 인종폭력 개입…사태 장기화 우려
시드니 남부 크로눌라 해변에서 발생한 백인과 아랍계 청년들의 폭력사태가 다양한 인종과 문화, 종교로 이뤄진 오스트레일리아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뿌리깊은 인종주의가 다시 얼굴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더욱이 이번 사태에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신나치 추종자들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오스트레일리아 극우세력의 이슬람 혐오증이 위험수위에 이른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이 이끄는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극우파 가세=크로눌라 해변이 속한 뉴사우스웨일스의 칼 스컬리 경찰청장은 13일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아랍계 주민들에 대한 공격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도 이번 폭력사태에 독일 신나치 세력과 끈을 대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극우단체 ‘애국청년연맹’이 개입했다고 전했다. 애국청년연맹은 2002년 인종주의자를 자처하는 스튜어트 맥베스가 조직한 극우단체로, 이민자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모두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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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의 출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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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이틀째 이어진 시위에서 아랍계 청년들은 거리를 봉쇄한 채 야구방망이로 차량을 부수고 경찰에 돌을 던졌다. 백인 극우파들은 폭력사태가 멜버른까지 번질 수 있다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하워드 총리는 이날 “오스트레일리아에 인종주의는 없다”며 진정을 호소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전 외무장관 시에드 하미드 알바르는 “오스트레일리아도 이제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증과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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