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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16 16:06 수정 : 2018.10.16 16:06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모리슨 페이스북 갈무리

모리슨 총리 “두 국가 해법 고수했지만 잘 되고 있지 않다”
보궐선거에서 유대인 유권자 표심 잡으려 무리수 둔다는 주장도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모리슨 페이스북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이어, 오스트레일리아(호주)도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지난 8월 지명된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는 이날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을 “합리적인 제안으로 여기며, 열린 마음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인 모리슨 총리는 종교적 견해가 이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묻는 말에 “믿음과 종교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그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에 진척이 없었다면서 “수도 문제를 고려하는 이 논쟁은 금기시돼왔다. 우리는 이것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두 국가 해법’을 고수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그것은 잘 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트위터에 “오늘 스콧 모리슨 총리와 이야기를 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오스트레일리아 대사관을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나에게 알려줬다. 이것에 대해 매우 감사한다. 우리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이스라엘의 유대를 강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적었다.

모리슨 총리가 갑작스레 이스라엘 대사관의 이전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이번 주말 보궐선거를 앞둔 웬트워스 지역의 자유당 후보 데이브 샤르마와 회담한 뒤다. 웬트워스는 모리슨 총리의 전임자인 맬컴 턴불 총리의 지역구였다. 모리슨 총리도 자유당 소속이다. 전직 이스라엘 대사이기도 한 샤르마는 이 지역에 유대인 유권자 비율이 13%에 달한다며 이들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은 “총리가 국익을 희생하면서까지 약간의 표를 더 얻으려 하고 있다”고 즉시 비난했다. 모리슨 총리는 이 결정이 웬트워스 지역 선거와도 무관하며, ‘두 국가 해법’과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자트 사라 압둘하디 주오스트레일리아 팔레스타인 대표는 모리슨 총리의 계획을 “심각한 불안”이라며 “이는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지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에 용기를 북돋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대표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12개국 대사들과 만나 총리의 대사관 이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국제사회는 그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모색하는 ‘두 국가 해법’에 따라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5월 미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최소 52명이 사망했다.

미국에 이어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이전한 나라는 과테말라가 유일히다. 파라과이도 한때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겼지만 지난달 다시 텔아비브로 돌아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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