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30 14:40
수정 : 2018.10.0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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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저녁 6시2분께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닥친 규모 7.5의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30일 웨스트팔루시 중심가에 있던 이슬람 모스크가 처참하게 파괴돼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30일까지 832명이 희생됐다고 밝혔지만, 쓰나미가 덮칠 당시 축제에 참가하려고 해변에 나와 있던 이들이 많아 전체 희생자 수는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팔루/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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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명 사망, 500명 넘게 부상
당국 쓰나미 경보 착오로 피해 늘어
인구 30만 동갈라는 사상자 파악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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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저녁 6시2분께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닥친 규모 7.5의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30일 웨스트팔루시 중심가에 있던 이슬람 모스크가 처참하게 파괴돼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30일까지 832명이 희생됐다고 밝혔지만, 쓰나미가 덮칠 당시 축제에 참가하려고 해변에 나와 있던 이들이 많아 전체 희생자 수는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팔루/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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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지진해일)가 덮칠 때 해변에 수천명이 있었다.”
3층 건물 높이인 6m의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섬의 도시 팔루의 해변은 폐허로 변한 모습이었다. <에이피>(AP) 통신은 “쓰나미가 휩쓸고 간 지역에서 수천채의 건물이 떠내려갔고, 도로와 통신이 두절됐다. 그로 인해 정확한 피해 집계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도 현지 언론을 인용해 “쓰나미가 덮칠 때 팔루 해변에서 축제가 진행 중”이어서 “(현장에 있던) 사람 수천명이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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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정부는 28일 오후 6시2분(현지시각) 술라웨시섬 중부 지하 10㎞에서 발생한 규모 7.5의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가 수천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숩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우리는 지금 팔루와는 제한적인 연락을 하고 있으나, (인구 30만명의 도시) 동갈라로부터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29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현지 지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30일 애초 400여명으로 밝혔던 희생자 수를 832명으로 늘렸다. 시간이 갈수록 피해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팔루에선 지진으로 인해 8층 호텔 건물, 병원, 대형 백화점이 파괴됐고, 산사태로 주요 고속도로도 차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팔루의 탈리세 해변과 동갈라를 잇는 대형 교량은 쓰나미로 휩쓸려 내려갔다. 활주로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은 팔루 공항을 통해 수도 자카르타 등에서 구호품과 인력들이 도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육상 및 항공으로의 접근이 막힌 동갈라엔 해상을 통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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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구조대원들이 30일 중부 술라웨시섬 팔루에서 28일 발생한 규모 7.5의 지진과 쓰나미의 영향으로 땅에 파묻힌 시민을 꺼내고 있다.팔루/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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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생한 최고 6m의 높이 쓰나미는 시속 400㎞의 엄청난 속도로 팔루 해안을 덮쳤다. 쓰나미 경보가 제대로 발동되지 않은 탓에 피해가 더욱 커졌다. 인도네시아의 지구물리학연구소인 ‘비엠케이지’(BMKG)는 지진 발생 뒤 팔루에서 약 200㎞ 주변의 해류 감지장치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해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가 34분 뒤에 이를 해제했다. 이때 예측한 쓰나미의 높이는 3m였다. 연구소 쪽은 “팔루에선 (쓰나미) 관측 데이터가 없었다”고 예측 실패 이유를 밝혔다.
국제적십자사는 160만명 이상의 주민이 이번 지진과 쓰나미의 영향 아래 있다고 추정했다. 도로 손실로 팔루 등 재난 현장으로 중장비가 이동하지 못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대가 맨손으로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팔루에서 무너진 로아로아 호텔의 잔해에선 지금까지 24명이 구조됐다. 영국 <비비시>(BBC)는 잔해 더미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피해자들의 비명이 들려오고 있으나 기중기 등이 없어서 속수무책이라고 호텔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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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술라웨시 팔루를 강타한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팔루시 해변을 덮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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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쓰나미가 올 때 주민들은 해변에서 평상시처럼 행동했다. 즉각 달아나지 않아서 그들이 희생자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해변 축제에 참가하려던 주민과 관광객들이 지진 이후 바닷가에 머물다가 쓰나미의 희생자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2004년 12월 2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체 대지진 때도 쓰나미 경보 발령이 늦어 피해가 커졌다.
팔루 주민들은 외신에 많은 주검들이 여전히 해변에 널려 있고, 바닷물 위에 떠다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검은 시내 도로에도 방치돼 있다. 살아남은 이들은 병원이 파괴돼 거리에 친 임시 텐트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29일 밤 현재, 1만6천명의 주민들이 집을 잃고 24개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불안에 떨고 있는 이들을 향해 최대 규모 6.4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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