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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9.03 14:56 수정 : 2018.09.03 21:06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6월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안보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미-인도 관계가 삐걱대고 있다. 싱가포르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모디 총리 영어 발음 조롱’ 비디오 인도에 확산
미, 인도에 이란 원유 및 러시아제 군장비 수입 중단 압박
오는 5일 외교·국방 장관 회의서 갈등 봉합 여부 불확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6월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안보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미-인도 관계가 삐걱대고 있다. 싱가포르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새로운 아시아 전략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웠지만, 이 전략의 핵심 국가인 인도와의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를 잇는 다이아몬드 형태 국가들 간 연대 강화를 통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 신문은 미-인도 관계가 엉클어진 이유를 두 가지로 꼽았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의 결례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영어 발음을 조롱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가 인도에 확산되고, 내부 회의에서 종종 모디 총리를 흉내 낸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인도의 감정이 격앙돼 있다. 인도 현지 신문 <힌두>의 수하시니 하이다르 국제부장은 “모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 이란·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도 미-인도 관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11월4일 이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라고 인도를 압박하고 있지만, 인도에게 이란은 사우디아바리아, 이라크의 뒤를 잇는 세번째 원유 수출국이어서 쉽게 응하기 어렵다.

또 미국은 그동안 인도의 전략적 위치를 고려해 일부 러시아산 국방 장비 수입을 눈감아줬다. 하지만 최근 들어 러시아산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수입하려 하자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인도와 협력 제스처를 드러내기 위해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사령부를 ‘인도-태평양사령부’로 개명했지만 실질적 내용은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모디 총리가 미국의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 분산 전략’의 하나로 최근 몇주 동안 중국,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도의 정책연구소인 ‘옵서버 리서치 재단’의 모핸 거러스워미 연구원은 “미국이 갑자기 미사일과 석유를 살 수 없다고 인도한테 얘기하니,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5일 인도에서 열리는 미-인도 외무·국방장관(2+2) 회의에서 관계가 봉합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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