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8.07.26 10:22 수정 : 2018.07.26 11:19

25일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에서 집권이 유력한 크리켓 선수 출신의 임란 칸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그의 사진을 몸에 걸고는 총선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파키스탄 총선은 이날 개표가 지연되고 폭력사태가 일어나면서, 투표 부정 및 조작에 대한 광범히한 우려가 일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키스탄 전역서 폭력사태로 31명 숨져
선관위, ‘개표전송시스템 다운으로 개표 지연’
군부 지원받는 크리켓 선수 출신 임란 칸의 당이 선두로

25일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에서 집권이 유력한 크리켓 선수 출신의 임란 칸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그의 사진을 몸에 걸고는 총선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파키스탄 총선은 이날 개표가 지연되고 폭력사태가 일어나면서, 투표 부정 및 조작에 대한 광범히한 우려가 일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세계의 화약고들 중의 하나인 파키스탄에서 25일 치러진 총선이 폭력 사태 및 조작 의혹으로 얼룩지며 개표가 지연되고 있다. 선거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받는 군부의 지원을 받는 크리켓 선수 출신의 임란 칸이 이끄는 ‘파키스탄 테릭-이-인사프’(PTI)당이 개표 초반 선두로 나섰으나,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나와즈’(PML-N)당은 선거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총선이 치러진 25일 파티스탄 전역에서는 테러 등의 폭력 사태로 31명이 숨졌다. 투표가 끝난 지 24시간이 지난 26일에도 개표는 34%만 진행된 상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시스템이 고장 나 개표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선거 감시 단체들은 명백한 투표 조작 행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6일 새벽까지 진행된 개표의 비공식 집계를 보면, 칸의 피티아이당은 109개 선거구에서 선두이며, 샤리프 전 총리의 피엠엘-엔당은 67개 선거구에서 앞서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1억600만명의 유권자 중 50~55%가 참여한 이번 총선에서는 272명의 지역구 의원을 선출하고, 5% 이상 득표한 정당의 여성 및 소수집단 출신 후보에게 70석이 배분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1990년대 말에 정계에 입문한 크리켓 영웅인 칸이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집권 가능성이 유력시돼왔다. 샤리프 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총리직이 박탈돼 수감중이다.

칸은 기성 정치권을 견제하는 군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샤리프 전 총리의 피엠엘-엔당은 1만7천여명의 당원들이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고, 후보들은 칸의 피티아이당으로 당적을 옮기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버 야쿠브 선거관리위원장은 개표 지연에 대해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며 “음모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연은 개표 전송 시스템이 붕괴됐기 때문에 야기됐다”고 해명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는 투표를 조작하려는 ‘명백한’ 기도들이 있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 단체들은 투표 조작이 투표소에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후보들은 자신들의 선거운동원들이 개표 과정에서 개표소에서 축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개표 지연은 가장 많은 선거구가 있으며, 샤리프 전 총리의 피엠엘-엔당의 근거지인 펀자브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칸의 피티아이 당이 집권하려면 인구가 밀집한 펀자브주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샤리프 전 총리의 동생이자 피엠엘-엔당의 지도자인 세바즈 샤리프는 개표 과정에 “명백하고 거대한 부정이 발생한 것은 참을 수도 수용할 수도 없다”며 “너무도 명백한 조작이어서 모든 사람들이 울부짖는다. 오늘 그들이 한 것은 파키스탄을 30년 전으로 몰아넣었다”고 항의했다.

파키스탄 전역에는 군경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쳤으나 폭력이 빈발했다. 발루치스탄주 주도 퀘타에서는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났고, 쿠르다르에서는 수류탄 공격으로 1명이 사망했으며, 스와비에서는 경쟁 후보들 사이의 총격이 일어났다. 이달 초 마스퉁에서 열린 정치 집회에서는 이슬람국가(IS)가 연관된 테러로 149명이 숨지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독립 이후 71년 동안 쿠데타로 인한 군부 독재가 단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파키스탄에서 민간 정부가 임기를 만료하고 군부의 쿠데타 등 개입 없이 선거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샤리프 전 총리의 실각 이후 군부가 다시 정치와 선거에 개입한다는 징후가 있었고, 쿠데타 발생 경고도 꾸준히 나왔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고등법원은 지난 22일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군 정보기관인 ‘인터-서비스 인텔리전스’(ISI)가 사법부에 개입했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칸의 피티아이당, 샤리프의 피엠엘-엔당 외에도,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아들인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도 경합하고 있다. 파키스탄인민당은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