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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12 13:01 수정 : 2018.07.12 21:26

타이 치앙라이주 매사이 지역 탐루앙 동굴에 고립됐다가 무사히 구조된 한 소년이 11일 병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매사이/신화 연합뉴스

코치와 소년 3명은 미얀마 소수민족 출신 무국적자
해외 여행 불가능…프로선수 길도 막혀
타이 무국적자 48만명…‘골든 트라이앵글’에 거주

타이 치앙라이주 매사이 지역 탐루앙 동굴에 고립됐다가 무사히 구조된 한 소년이 11일 병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매사이/신화 연합뉴스
타이 치앙라이 탐루앙 동굴에서 무사 귀환한 뒤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유소년 축구팀 ‘무빠’(멧돼지) 소년 12명과 코치가 밀려드는 각종 해외 행사 초청에 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치 에까폰 짠타웡(25)과 소년 3명이 미얀마 소수민족 출신 무국적자기 때문이다.

놉빠랏 칸타봉 축구팀 ‘무파’ 창립자는 11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코치와 소년 3명은 무국적자로 그간 치앙라이주 밖에서 경기하는 것도 제한됐다”면서 “국적을 얻는 것은 이 소년들에게 가장 큰 희망”이라고 전했다. 국적이 없는 이들은 국가대표 선수가 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프로 축구 선수로도 활동할 수 없다.

짠타웡은 미얀마 고향에서 부모와 살다가 감염병이 돌면서 고아가 됐고, 10살 때부터 수도승으로 살았다. 병든 할머니를 간호하기 위해 치앙라이주로 넘어와 축구팀 코치로 일했다. 또 몽콘 분삐암(13), 아둔 삼온(14), 폰차이 캄루앙(16)도 미얀마 출신으로 부모를 따라 국경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 국제축구연맹(피파)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오는 16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전에 소년들을 초청했고,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도 돌아오는 시즌에 올드트래퍼드(홈구장)에서 이들을 보고 싶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더 스타>는 여권 문제 뿐만 아니라 소년들이 혹시 모를 감염병에 대비해 격리 중이기 때문에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에는 참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피파 대변인은 “모두가 건강한 것이 우선”이라며 “피파는 소년들을 초청할 새로운 기회를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타이에는 무국적자 48만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다수는 유목민족으로 수세기 동안 타이, 미얀마, 라오스, 중국의 접경 지역인 ‘골든 트라이앵글’ 인근을 돌며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은 세계 최대 마약·각성제 제조 지역이란 불명예도 안고 있다. 이들은 유엔에 정식으로 난민 지위를 신청하거나 타이 국적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타이 지부는 “소년들의 (무국적) 문제가 타이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며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화보] “멧돼지들 무사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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