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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21 17:33 수정 : 2017.11.21 21:02

볼리우드 영화 <파드마바티>, 역사 왜곡 논란에 개봉 무기한 미뤄져
극우세력, 촬영장 훼손하고 배우 살해범에 현상금까지 걸어

무슬림 왕과 힌두 왕비의 사랑을 담은 인도 영화 <파드마바티>가 개봉을 앞두고 힌두교 극우세력의 극렬한 반대에 휩싸였다. 출연 배우와 감독을 참수하면 거액의 현상금을 주겠다는 정치인이 등장하고, 이런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맞서면서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제작사는 다음달 1일로 예정됐던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21일 <비비시>(BBC) 방송을 보면, 이 영화는 수피 이슬람 시인 말리크 무함마드 자야시(1477~1542)가 지은 서사시 ‘파드마바트’를 재구성했다. 주인공은 14세기 인도 북부 라자스탄주 라지푸트왕조의 왕비 파드마바티로 허구의 인물이다. 그는 이슬람 왕조인 델리술탄조의 알라우딘 힐지 왕이 공격하자 왕국이 함락하기 전 자결했다. 하지만, 영화는 힐지 왕이 파드마바티의 아름다움에 반해 라지푸트 왕조를 정복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에 초점을 맞췄고, 힐지 왕과 파드마바티의 로맨스를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주인공은 스타 배우인 디피카 파두콘(31)과 란비르 싱(32)이 연기했다. 볼리우드를 대표하는 산자이 릴라 반살리(54) 감독의 작품이다.

힌두 극우세력은 이 영화가 부정확한 사실을 묘사하고, 무슬림 왕과 힌두 왕비 간의 외설적 장면을 담아 라지푸트왕조의 역사를 왜곡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제작사는 우려하는 장면은 없다는 입장을 냈다.

올 초부터 힌두 극우주의 세력의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1월에 영화 촬영장의 물품이 훼손당한 것을 시작으로 촬영장에 시시때때로 돌과 화염병이 날아들었다. 개봉이 가까워진 최근에 와선 라자스탄주를 중심으로 우타르프라데시주와 하리아나주에서 상영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이들 지역은 힌두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인민당(BJP)이 집권하는 곳이다.

특히 하리아나주 인도인민당 언론 담당자인 쿤와르 수라지팔 싱 아무가 주연 배우와 감독을 살해하는 이에게 150만달러(약 16억5000만원)를 주겠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커졌다. 극우 시민단체 ‘쉬리 라지푸트 카르니 세나’는 자신들이 평가를 하기 전 영화가 개봉하면 영화관을 모두 불태워버리겠다고 협박했고, 예고편이 상영된 극장에 돌을 던져 창문을 부수고 극장 물품을 훼손하기도 했다.

일부 정치권에선 이 문제가 인도 사회에 확산되는 극우 단체의 폭력성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 소속인 시다라마이아 카르나타카주 총리는 “여성을 겨냥한 이런 협박이 나오는 것은 나라에 관용이 사라지고 증오가 커진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마마타 바네르지 웨스트벵골 주총리는 “표현의 자유를 파괴하려는 한 정당의 계획”이라고 비난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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