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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25 17:44 수정 : 2017.08.25 19:51

잉락 친나왓 전 타이 총리.

재판 불출석하자 해외 도주 가능성 제기
“23일에 싱가포르로 출국” 보도도
오빠 탁신 전 총리는 해외도피중

잉락 친나왓 전 타이 총리.
쿠데타로 실각당한 뒤 과실 혐의로 기소된 잉락 친나왓 전 타이 총리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타이 정부는 그가 국외로 도피했다며, 국경 통제를 명령했다.

타이 대법원은 25일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잉락 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보석금 90만달러를 압수하는 한편 판결을 오는 9월27일로 미뤘다. 잉락은 쌀값 보조금으로 국고 수십억달러를 낭비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10년의 징역형이 부과되고 정치 참여가 영구히 불허된다.

타이 정부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잉락이 해외로 도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경 통제를 강화했다. 프라윗 웡수완 부총리는 잉락의 행방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가, “그가 이미 도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프라윳 찬오차 총리는 타이를 빠져나가는 모든 길들이 철저한 경계 상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국경 검문소들의 경계를 강화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의료 기록이 없어서 잉락의 병환을 증명해주는 게 없다며, 그가 주장하는 병환은 재판에 나올 수 없을 만큼 중대하지 않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그런 행동은 확실히 도주 우려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잉락의 변호인들은 아파서 출석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변호인들은 잉락이 현기증과 심한 두통으로 재판에 출석할 수 없다며 재판 연기를 요청했다. 한 변호인은 잉락의 행방을 묻는 기자들에게 “나는 모른다”는 말을 반복했다. 잉락의 소속 정당 쪽 인사는 “잉락이 23일에 출국해 싱가포르로 간 것으로 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말했다.

잉락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타이 정국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잉락의 체포는 그와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지지자들의 반정부 소요를 촉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 정치는 탁신 친나왓이 2001년 집권한 이후 그를 둘러싼 지지와 반대 진영으로 양분되어 왔다. 탁신은 쿠데타로 실각하고 아직도 해외에서 망명중이나, 그를 지지하는 정당과 세력들은 그동안 5차례의 선거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번번이 반대 세력의 시위나 군부의 개입으로 권력을 내놨다. 잉락도 2011년 선거에서 승리해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됐으나, 2015년 군부에 의해 조종되는 의회에 의해 쌀값 보조금 문제로 탄핵당했다.

잉락은 농민들의 수입 보전과 빈곤 퇴치를 위해 시장가격의 두 배로 쌀 등 곡물을 매입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는 타이의 쌀 수출에 타격을 줘서 적어도 80억달러의 손실을 끼쳤다고 현 정부는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매입한 쌀은 재고로 쌓여있다.

잉락은 쌀값 보조금 정책이 농촌을 부흥시키려는 정책의 일환일 뿐이라며, 재판 회부는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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