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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6.16 16:19 수정 : 2017.06.16 21:35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부인 로스마흐 만소르.

미 법무부, 1MDB 횡령 사건 압류 소송
디캐프리오 소유 피카소 그림·오스카상
미란다 커 90억원어치 보석도 압류 대상
소장에서 “총리 부인도 다이아 선물 받아”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부인 로스마흐 만소르.
수십억달러 규모의 횡령에 대해 여러 나라가 수사중인 말레이시아 1MDB 사건에서 나집 라작 총리의 부인이 310억원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았다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오스트레일리아 모델 미란다 커도 주범한테서 피카소 그림과 거액의 다이아몬드 등을 선물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법무부가 1MDB 사건의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횡령금이 흘러들어간 자산들에 대한 압류 소송을 제기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 사건은 말레이 정부가 경제 개발을 명목으로 만든 1MDB 투자 펀드의 대출금 130억달러(약 14조7875억원) 중 수십억달러를 나집 총리의 양아들 리자 아지즈를 비롯한 측근들이 빼돌렸다는 의혹으로, 세계적 차원의 횡령 스캔들이 됐다.

미국 법무부는 이번에 나집 총리의 측근 조 로우와 아지즈의 횡령금이 들어간 5억4천만달러 규모의 자산에 대해 압류에 나섰다. 지난해 시작된 압류의 대상 자산 규모는 16억달러어치로 늘었다. 대상 자산에는 고흐와 모네의 그림, 뉴욕과 비버리힐즈의 부동산, 영국 런던 펜트하우스, 2억5천만달러짜리 요트가 포함돼 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로우한테 선물받은 피카소 그림과 고가의 사진 작품, 배우 말론 브랜도의 1955년 오스카상도 들어있다. 디캐프리오의 대변인은 압류 절차에 협조하고 있다며, 선물은 디캐프리오가 만든 자선 재단에 귀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로우와 사귄 모델 미란다 커가 받은 11.7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등 800만달러(약 90억원)어치의 보석도 압류 목록에 올랐다.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와 짐 케리가 주연한 <덤 앤 더머 투>의 흥행 수입이나 영화 저작권도 압류 대상이다. 아지즈가 회장으로 있는 레드 그래닛이라는 업체가 만든 영화이기 때문이다.

미란다 커.
미국 법무부는 소장에서 로우가 횡령금으로 2013~2014년 2억달러어치의 보석을 샀는데, 나집 총리의 부인 로스마흐 만소르에게도 2014년 초 2730만달러(약 310억원) 나가는 22캐럿짜리 핑크색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130만달러짜리 금목걸이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케네스 발랑코 미국 법무부 차관보 대행은 “이번 소송은 수십억달러 규모 사기 사건 수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지금까지 45억달러가 빼돌려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말레이에서는 조사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나집 총리는 자신은 전혀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오히려 말레이 법무장관은 “총리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범으로 지목된 로우는 대변인을 통해 “미국 법무부의 행위는 아주 결함 많은 수사가 너무 나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고 반응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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