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12.05 15:07 수정 : 2016.12.05 16:05

8년 재임한 키 총리, 가족들과 시간 보내려 자리서 물러나
“총리직은 가장 소중한 이들의 희생 요구…그간 최선 다해”

뉴질랜드의 존 키 총리가 5일 갑작스럽게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키 총리가 지난달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면담하기 앞서 취재진한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뉴델리/AP 연합뉴스
8년 동안 뉴질랜드 총리를 지낸 존 키(55) 총리가 5일 전격적으로 사임하겠다고 발표해 뉴질랜드를 깜짝 놀라게 했다.

키 총리는 이날 주례 기자회견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까지 내린 결정 중 가장 어려운 것이었다. 이후에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다”며 이달 12일에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뉴질랜드 언론들과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키 총리의 사임 이유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그는 “아내 브로나는 많은 밤과 주말을 홀로 보내야 했고, 딸 스테파니와 아들 맥스는 10대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엄청난 사생활 침해와 압박감에 시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키 총리는 총리직이 “내게 가장 소중한 이들의 큰 희생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언론은 키 총리의 갑작스런 사임과 관련해 2살 연하인 아내 브로나가 그에게 ‘나와 총리직 중 하나를 택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고등학생 때 만나 1984년 결혼했다. 하지만 키 총리는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것(총리직 사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녀는 내가 가정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지만 ‘최후 통첩’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 기간 중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히며 “지금까지 내가 가진 것을 모두 쏟아 부었다.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키 총리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뉴질랜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켜온 것과 2011년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피해 극복을 자신의 업적으로 꼽았다.

총리로 8년, 집권 국민당 대표로 10년을 보낸 키 총리는 내년에 치러질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4번째 총리직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는 “지도자들이 너무 오래 자리에 머무는 것 같다”며 “이제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여러 정치 지도자들이 했던 실수를 하고 싶지 않다면서 지금 물러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 전문가로 일하다 2002년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2006년 국민당 대표가 된 데 이어 2008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총리가 됐다. 이어 2011년과 2014년 총선에서도 승리하며 총리직을 유지하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국민당은 12일 새로운 당 대표이자 후임 총리를 뽑을 예정인데, 부총리 겸 재무장관인 빌 잉글리시가 새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