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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0 14:18 수정 : 2005.10.10 14:18

8일 리히터 규모 7.6의 강진이 강타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10층짜리 아파트 건물이 무너져 콘크리트 잔해들이 켜켜이 쌓인 현장 주변에서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찾고 있다. 이슬라마바드/AP 연합

이모저모

끊긴 도로 많아 구호 난항 = 파키스탄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세계각국의 구호가 줄을 잇고 있으나 산사태 등으로 끊긴 도로가 많이 구호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파키스탄의 외딴 지역들에 의약품과 텐트, 담요 등을 공급하기 위해 화물 헬리콥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수도인 무자파라바드는 도로가 끊겨 육로로 접근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소식통들이 말했다.

학교붕괴 어린이 최소 400명 사망 = 지진이 강타한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에서 최소한 2개의 학교가 무너져내리면서 적어도 400명의 어린이들이 참사를 당했다고 BBC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이들은 파키스탄 북서부 프런티어 지방의 학교 2곳의 붕괴 현장에서 희생된 어린이들이다. 로이터 통신은 경찰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만세라 지역의 한 학교가 붕괴되면서 35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목격자들은 이들 학교 이외에도 산악지대에 있는 수십개의 학교가 무너져내렸다고 말해 어린이들의 인명피해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진 발생 시간은 아침 수업 시간이어서 희생자가 컸다.

한꺼번에 친인척 100명 이상 잃어 = 이번 참사로 마을이 송두리째 폐허로 변한 곳이 많아 하루 아침에 먼 친인척까지 합칠 경우 모두 100여명을 잃은 가족들도 나타났다고 BBC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영국에 사는 아흐메드씨가 대표적인 예. 하흐메드의 가족은 런던 동부 리톤스톤에 설치된 카슈미르 국제구호기금 사무실에서 이틀밤을 꼬박 새며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 사는 친척들의 생사를 걱정했다.

그의 친.인척들은 대부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첼라-반디 교외에 살고 있다. 이 지역은 지진이 강타한 지역으로 아직 구조작업조차 진행되지 못하는 곳.

아흐메디씨는 4촌과 처남, 그의 어머니, 형제, 부인, 4살난 아이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마을에 사는 동생들로부터도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친.인척을 합할 경우 지진 사망자는 100명이 넘는다.

빈 라덴 사망 또는 부상 증거 없어 = 이번 강진으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 은신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 배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하거나 부상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 그가 피해를 입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관리는 현 단계에서 그가 부상했거나 사망했다는 정보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황 희생자 위해 기도 = 로마 가톨릭 교황 베네딕트 16세는 9일 일요 미사에서 파키스탄 강진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도들에게 "희생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이 함께 할 것"이라며 부상자와 유가족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36시간만에 20세 남성 구조 = 파키스탄 강진으로 붕괴된 이슬라마바드의 한 아파트 건물에서 9일 지진 발생 36시간만에 20세 남성이 구조됐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친척이 아직 잔해 더미에 깔려 있다는 암브린 두라니 씨는 구조 대원들이 이 남성을 구조하던 순간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환호했다면서 구조된 "그는 다리를 약간 다치기는 했으나 행복해 보였다"고 말했다.

앞서 이번 지진으로 무너져내린 이슬라마바드의 마르갈라 타워에서도 여성 1명과 15세 소년이 구조되기도 했다.

학교서 자녀 잃은 부모들 절규 = 이번 지진으로 학교 2곳이 무너진 파키스탄 발라코트에서는 자녀를 찾지 못한 부모들이 붕괴한 학교 건물의 잔해더미를 맨손으로 파헤치며 절규하고 있다.

학교 2곳에서 학생 850명 정도의 행방이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어 넋이 나간 부모들은 맨손, 괭이, 삽으로 무너진 학교 건물의 잔해더미를 파헤치며 자녀들을 찾고 있다.

자녀 3명이 모두 붕괴된 학교 건물에 갇혀 있다는 파리드 씨는 오전부터 아이들을 찾고 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희망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미 숨진 자녀의 시신을 찾은 부모들 역시 처참하게 죽어간 아이들을 매장하면서 괴로워하고 있다.

모하마드 라마잔 씨는 학교에서 숨진 8세짜리 딸을 묘지에 묻고 돌아서면서 "딸을 데려간 것은 신의 뜻이겠지만 딸이 그런 식으로 가버린 것을 내 가슴이 받아들이지 못한고 있다"며 "딸의 다친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인도령 카슈미르 정계인사 방문 잇따라 = 6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난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는 군 부대가 구조 작업의 선두에 나서고 있으며 지방 및 중앙 정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 집권연정(UPA)의 소니아 간디 의장은 프라납 무케르지 국방장관, 자스완트 싱 육군참모총장과 함께 카슈미르 지역에서 가장 피해가 큰 '우리' 지역을 방문, 주민들에게 "슬픔을 함께 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공군이 구호 물품 및 의료진, 기술자 등을 나르고 있으며 육군도 외진 지역에서 수색 및 구조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주민 수십명은 정부와 군이 늑장 대응을 하고 있다고 항의하면서 바라물라와 국경의 우리 마을을 잇는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무자파라바드 구호물자 부족 심각 =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행정수도인 무자파라바드의 피해 상황이 극심하지만 식량 및 연료, 의료시설 등 구호 물자와 설비가 크게 부족하다고 주민들이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사람들이 과일을 먹고 버티고 있다면서 "빵을 사러 갔지만 빵은커녕 사과 몇 개 구하기도 어려웠다"고 전했다.

주민 수백명은 아예 다른 곳으로 떠나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무자파라바드의 군 병원도 붕괴돼 의사들이 공원 및 축구장에서 수술을 하고 있으며 그나마 의료진 수도 크게 부족하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cherora@yna.co.kr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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