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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3 18:32 수정 : 2005.05.13 18:32



이슬람 강세지역 동부 안디잔에서 사상자 잇따라
교도소 습격 도심에서 인질극 대치
주민, 억압통치에 반발·종교자유 요구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의 동부 도시 안디잔에서 무장한 주민들이 감옥을 습격해 수감자들을 풀어주고 정부 청사와 경찰서를 습격하는 등 반정부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고 <에이피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이날 현재 시위대를 포위한 정부군의 발포로 9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친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사태는 우즈베크 정부가 지난해 안디잔의 이슬람교도 사업가 23명을 불법 이슬람극단주의 단체를 구성해 헌법 파괴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한 뒤 올해 초 재판에 회부한 데 항의하며 시작됐다. 주민들은 지난 몇달 동안 평화로운 시위를 계속했지만, 지난 11일부터 시위가 격렬해졌다. 시위대는 12일 밤 안디잔 교도소를 습격했으며, 4000여명의 수감자들이 대부분 풀려난 것으로 보인다고 <비비시>가 전했다.

13일에는 탈옥수와 시민 등 2천여명이 “종교탄압 중지”와 “대통령 사임” 등을 요구하며 보안군 시설과 시청사를 점거하려 하자 보안군이 시위대에 발포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시내 중심부에 수많은 군중이 모여 있고 도로 곳곳에 피가 고여 있으며 총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판에 회부된 23명 가운데 한명의 동생인 발리존 아타크혼조노프는 “시민들이 봉기했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관청 앞에 모이자 보안군들이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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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크 정부 관계자들은 관공서들은 모두 정부가 통제하고 있으며, 경찰 10여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시위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우즈베크 정부는 13일 국민들이 러시아 방송들과 <시엔엔> <비비시> 등 모든 외국방송을 시청할 수 없도록 막아 버렸다.

러시아 언론들은 정부군이 이날 오후 6시부터 시 청사 앞 광장에 모여 있던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하면서 사태 진압에 나서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진압 작전은 시위대와 정부측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안디잔에 와 있던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직접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991년 소련 붕괴와 함께 독립한 우즈베크는 카리모프 대통령이 15년째 통치해왔으며, 인권단체 등은 우즈베크 정부가 이슬람주의자 등 반정부 세력을 구금하고 고문하는 등 억압적인 통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우즈베크 정부는 9·11동시테러 이후 미국에 공군기지를 제공하는 등 ‘테러와의 전쟁’에서 동맹 역할을 하며 미국의 지원을 받아왔으나, 최근 이웃나라 키르기스스탄에서 시민들의 시위로 대통령이 물러난 데 이어 ‘시민혁명’의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우즈베크 정부는 지난 몇년 동안 수천명을 이슬람극단주의 혐의로 체포해 감옥에 보냈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이슬람주의 단체와 관계 없는 이들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안디잔이 위치한 우즈베크 동부의 ‘페르가나 계곡’ 지역은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소련 시절부터 이슬람주의 세력이 강했으며, 정부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여러번 일어났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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