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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9 18:17 수정 : 2006.01.09 18:17

10대 2명 감염 사망, 50여명 같은 증세 앓아

아시아 밖에서 감염 사망자 나온 건 처음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됐을 가능성 조사

터키에서 적어도 2명이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돼 숨지고, 50여명이 비슷한 증세를 보여 조류 인플루엔자(AI)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밖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려 사람이 숨진 것은 터키가 처음이다.

터키 보건당국은 수도인 앙카라에서 2명의 어린이와 1명의 어른이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에 양성반응을 나타냈으며, 동부 밴 지역에서도 2명 이상의 어린이가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는 2003년 이후 중국과 동남아에서 7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앞서 밴 지역 근처 도구베야지트에서 10대 오누이 3명이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증세를 보이다 숨졌다. 이들 중 2명은 H5N1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앙카라는 밴 지역에서 서쪽으로 1000㎞ 가량 떨어져 있어, 조류 인플루엔자가 동부에서 서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들 외에도 비슷한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병원을 찾고 있다. 밴 지역에선 적어도 30명이 비슷한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앙카라에서도 20여명이 입원해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밴 지역에 전문가를 급파해, 조류 인플루엔자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가 사람과 가금류의 접촉이 거의 없는 앙카라에서도 발견된 데 주목하고 있다. 런던 퀸메리대 존 옥스퍼드 교수는 “이번 터키 사태에서 가장 우려스런 점은 조류에 별로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이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환자들이 야생 조류와 접촉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메흐디 에케르 농업장관은 “앙카라 인근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야생 오리 두 마리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넥데트 우누바르 보건장관도 “앙카라 3개 카운티에서 많은 수의 조류가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돼 숨졌다”고 말했다.

유럽은 터키의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미 아시아 전역으로 번진 조류 인플루엔자가 지난해 러시아를 거쳐 동유럽에서도 검출됐다며, 서유럽에 도착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터키 정부가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가금류들을 제때 처리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비비시(BBC)>가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국민들에게 터키 여행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터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란은 관문을 일시 폐쇄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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