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
포스트-샤론 ‘올메르트 총리대행 체제’로 급속 재편 |
아리엘 샤론(77) 총리가 빠진 이스라엘 정치권이 에후드 올메르트(60) 총리대행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으로 있던 올메르트 총리대행은 5일 샤론 총리가 뇌졸중 치료를 위한 수술을 받으면서 `샤론당'으로 불리는 카디마(전진)당과 국정을 모두 떠맡았다.
현지 언론은 6일 샤론 총리가 위독한 상황에서 카디마당을 이끌고 있는 올메르트 총리대행이 이스라엘 정계의 거물인 시몬 페레스 전 노동당수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페레스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테러와의 중단없는 전쟁과 평화정착 노력을 핵심으로 하는 샤론 총리의 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가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과 올메르트 총리대행의 생각이 비슷함을 알았다면서 샤론 총리에 대한 재수술 발표로 이날 갑자기 중단된 논의를 내주 재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노동당 당권 경쟁에서 패배한 뒤 샤론 총리의 신당 지지를 선언했던 페레스는 샤론 총리가 빠진 카디마당을 버리고 친정인 노동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었다. 그러나 페레스의 이같은 발언은 올메르트 총리대행 중심의 카디마당에 남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카디마당은 샤론 총리가 위독해진 뒤 노동당이 재영입을 추진중인 페레스가 이탈할 경우 다른 합류파 의원들의 연쇄탈당 사태가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은 각료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올메르트 총리대행이 페레스를 붙잡기 위해 남부 네게브 사막과 북부 갈릴리 지역 개발을 총괄하는 부총리직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메르트 총리대행은 또 카디마당의 2인자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 사이가 틀어졌던 치피 리브니 법무장관을 비롯해 카디마당의 중진들을 연쇄접촉하는 등 집안단속에 나섰다.
일간 하아레츠는 리브니 장관이 올메르트 총리대행이 주도하는 카디마당과 정부가 조속히 안정될 수 있도록 돕고, 당권 경쟁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리쿠드당과 노동당에서 탈당해 카디마당에 합류한 다른 중진들도 당권 경쟁은 오는 3월 총선 승리에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을 같이 하고 올메르트 총리대행 중심으로 단합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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