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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6 19:16 수정 : 2006.01.07 00:04

이-팔 강경파 불거질라 우려
미 ‘평화로드맵’ 좌초 걱정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으면서 ‘샤론 이후의 이스라엘’을 둘러싼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5일 7시간에 거쳐 두차례의 뇌수술을 받은 뒤 혼수상태에 빠졌던 샤론 총리는 6일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 뇌출혈이 다시 발견되는 등 상태가 악화돼 또 수술실로 실려 갔다.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들은 샤론이 살아난다 해도 다시 총리직으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샤론 총리를 진료하고 있는 예루살렘 하사다 병원장 숄로모 모르 유세프 박사는 “샤론 총리가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의료진들도 비공식적으로는 이미 광범위하고 회복할 수 없는 두뇌 손상을 입어 생존 가능성이 낮다고 밝히고 있다고 <하레츠>가 전했다.

후계구도 논의 = 이스라엘 언론들은 5일 현재까지는 여론조사 결과 샤론이 새로 창당한 카디마가 크네세트(의회) 120석 가운데 38~42석 정도를 차지해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샤론에 대한 동정표’가 유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누가 후계자가 될 것이냐로 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현재 총리 권한대행을 맡은 에후드 올메르트는 예루살렘 시장을 거치기는 했으나 정치적 비중이나 개인적 지지도가 미미하다. 지난해 노동당 당수에서 밀려난 뒤 샤론과 손잡은 시몬 페레스 전 총리는 정치적 거물이기는 하지만 이미 82살의 고령이다. 이런 상태에서 이스라엘인들이 최대 관심사인 안보문제를 해결할 ‘강력한 지도자’를 원할 경우 강경파인 리쿠드당 당수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3월 말로 예정된 총선에서 총리로 복귀할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평화협상 미뤄질 듯= 샤론의 반대자나 지지자 모두 샤론이 이스라엘 정치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과 정착촌 철수 등을 강행해 왔다는 것은 인정한다. 아랍권의 민심이나 무장단체 쪽에서는 “샤론이 죽기 바란다”는 독설도 나오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온건파 지도부 등에서는 샤론의 갑작스런 퇴장으로 벌어질 평화협상 중단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걱정스럽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고, 나빌 사스 팔레스타인 부총리는 “‘평화 과정’으로 돌아가는 와중에서 부딪치고 있는 불안정성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25일 총선에서 급진적인 하마스의 돌풍을 우려하고 있는 처지다.

샤론을 통해 제한된 범위에서 팔레스타인 자치국가 수립을 이끌어 내고 중동 정세를 안정시키려던 미국 정부의 ‘중동평화 이정표’도 좌초 위기를 만났다. 우드로윌슨센터의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뉴욕타임스>에 “정착촌 철수는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의 정책이며, 샤론은 미국 대신 이를 확실히 추진하기 위한 부시 대통령의 보험이었다”고 지적하고 “샤론의 병환은 미국 정부에 엄청난 타격”이라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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