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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5 19:21 수정 : 2006.01.17 15:21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주메이라 해변에 있는 거대한 인공섬 ‘팜 주메이라’ 건설현장 앞에서 국영 건설회사 나킬의 직원들이 전통의상 차림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일 머니’의 효과적인 투자로 사막 주변의 작은 항구에서 중동 전체의 무역·관광·금융 중심으로 변신한 두바이는 중동에 불고 있는 새로운 변화 바람을 상징한다. ‘세계의 주유소’이자 테러와 혼란의 땅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중동의 여러 나라들은 쏟아져 들어오는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사회·경제적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두바이/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고유가 시대 중동의 새바람 ① 두바이-오일머니의 힘


배럴당 6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시대를 맞아 중동 산유국들이 넘쳐나는 ‘오일머니’를 토대로 다양한 미래 청사진 짜기에 나서고 있다. 한쪽에선 거대한 사회기반 시설 구축 프로젝트가 한창이고, 또다른 쪽에서는 여성 참정권 허용 등 시대 흐름을 반영한 개혁 바람이 일고 있다. 서방국가들이 주도하는 중동질서에 대한 맞바람도 뜨겁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를 비롯해 쿠웨이트, 이란, 그리고 북아프리카의 알제리 등에서 일고 있는 변화의 현장을 둘러봤다.

원유 의존 벗어나 산업 다각화…중동경제 심장 ‘우뚝’
인공스키장·쇼핑몰 관광객 북적…왕국 전체가 ‘공사중’
증시 5년새 10배…거품우려·이주노동자 문제등 불안도

고유가 시대 중동의 새 바람
중동의 배꼽쯤에 위치한 아라비아 걸프의 작은 왕국 두바이는 고유가로 팽창하는 중동의 부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마법같은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 건물이 나타난다’는 주민들의 말처럼 거대한 공사판이 된 두바이의 곳곳에서 진부한 모든 것을 거부하는 듯한 독특한 건물들이 한층 한층 솟아오르고 있다. 국영 부동산개발회사 나킬의 재키 조셉슨 이사는 “전세계 타워크레인의 20%가 두바이에 와 있다”고 말할 정도다.

‘세계 최대, 최고, 최장, 유일’ 등의 수식어가 붙어다니는 이 건물들은 두바이의 주력산업인 관광과 부동산개발을 상징한다. 한겨울에도 30℃가 훌쩍 넘는 무더위이지만 인공스키장 ‘스키 두바이’에선 인공눈 위에서 스키와 눈썰매를 타며 환호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유리로 만든 거대한 돛모양의 ‘버즈 아랍’은 세계 최고급 7성호텔로 유명하고, 삼성물산이 시공중인 ‘버즈 두바이’는 2008년 완공되면 세계 최고층 건물이 된다. 자금성 등 세계 유명건출물을 본딴 이븐바투타몰, 에미리트몰 등 대형 쇼핑몰들은 중동은 물론 유럽, 동아시아 등에서 물려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두바이 정부는 현재 매해 240만 명 정도인 관광객을 2012년까지 15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게획을 밝히고 있다.

북쪽 해변가를 따라선 바다를 메워 만든 거대한 야자 모양 인공섬 위에 주거·관광단지를 만드는 ‘팜 주메이라’와 ‘팜 데이라’ 공사가 한창이다. ‘두바이 워터프론트’는 현재 사막 주변의 항구 근처에 집중된 두바이를 주변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사막까지 긴 수로를 건설하고 주변을 개발하는 ‘두바이 확장 공사’다. 300여 개의 인공섬으로 세계지도 모양을 만들고 있는 '더 월드'는 아예 섬 전체를 판매해 구매자가 마음대로 개발하게 하는 프로젝트다. 인공섬 공사를 진행하는 나킬의 조셉슨 이사는 “한국섬은 3000㎢이고 값은 약 2400만달러”라고 귀뜸한다.

화려한 관광산업이라는 얼굴 아래는 혈관 역할을 하며 두바이의 성장을 떠받쳐온 자유무역과 금융 부분이 있다. 두바이는 중동 산유국중 산업다각화에 성공해 원유 수출 수입이 6%에 불과한 유일한 국가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20%), 건설(12%), 금융(9%)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하나인 두바이는 1960년대까지도 사막 주변에서 어업과 진주잡이로 살아가던 작은 항구였다. 70년대 들어서야 유전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두바이 사람들은 한결같이 1980년대 두바이의 통치자였던 셰이크 라시드의 ‘야심찬 비전과 지도력’이 오늘날의 두바이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두바이 관광통상부의 알리 빈 압둘 와하브 국장은 “당시 셰이크 라시드는 원유에 의존하는 경제는 언젠가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고 예견하고 두바이를 무역·금융·관광 중심지로 변신시키겠다는 정책을 내놨으며 원유 수입을 여기에 집중 투자했다”고 설명한다. 석유에만 매달리지 않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지도자의 야심과 ‘오일머니’의 효과적 투자가 중동 경제 성장의 상징으로 불리는 오늘날의 두바이를 만들어 냈다.

두바이 주메이라 해변에 세워진 세계 최고급 7성호텔 ‘버즈 아랍’이 화려한 조명 아래 모습을 뽐내고 있다.
셰이크 라시드가 1985년 거대한 인공항구를 조성해 세운 ‘제벨알리 자유무역지대’는 두바이를 “중동 전체의 무역 중심지”로 변모시킨 밑거름이다. 차를 타고 두바이 서쪽 외곽으로 30㎞쯤 달려가 도착한 ‘제벨알리 자유무역지대’에는 전세계에서 몰려와 이곳에 사무실을 열고 있는 5천여 개 기업의 표지판과 창고, 컨테이너가 끝없이 늘어서 있었다. 두바이 정부가 세금과 관세를 면제하고 사용 수수료만 받기 때문에 기업들은 일단 이곳으로 진출해 중동 전역으로 상품을 내보내는 물류센터이자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80여 개 한국기업들도 이곳에서 활동중이다. 두바이의 지리적 위치상 중동 전역은 물론 북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CIS), 유럽 등으로 빠르게 연결된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이들의 미래 계획은 더욱 야심만만하다. 제벨알리 자유무역지대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매니저인 모하메드 알반나는 “두바이는 18억의 소비자가 있는 중동 전역으로 들어가는 가장 훌륭한 관문이다. 지금도 30억 달러를 투자해 자유무역지대 바로 남쪽에 대규모 국제공항을 짓고 있으며 항구와 공항, 자유무역지대를 한곳에 묶어 물류 수송을 훨씬 빠르게 만들겠다. 2년 안에 진출 기업수를 두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발알리 자유무역지대에는 2005년 75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세계 10위권 항구에 진입했고 2020년에는 150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계획이다.

두바이의 무역과 경제
홍콩 이상의 금융중심지가 되겠다는 두바이의 발전계획을 상징하는 두바이 증시도 고유가에 힘입어 거침 없이 성장하고 있다. 지난 12월20일 두바이 증권거래소의 이사 압둘파타 카짐 회장을 만나는 동안 밖에선 계속 주가 기록 갱신에 환호하는 함성이 들려왔다. 2000년 처음 문을 연 두바이 증시는 초기 종합주가지수 91.55에서 출발해 최근 1114.91까지 치솟았다. 카짐 회장은 “2004년 두바이 주가는 172% 성장했고, 올해도 160% 올랐다”며 “고유가가 지속되는 데다 두바이의 역동적인 발전과 강한 펀더멘털 때문에 투자자들이 확신을 가지고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5년 밖에 안됐지만 이 지역에서 사우디에 이어 두번째 규모의 증시로 발돋움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재 투자자의 약 70%는 아랍에미리트인들이고 30%만이 외국인 투자자다. 상장된 외국기업도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의 기업 3개뿐으로 아직은 갈 길이 멀어보인다. 두바이 증시를 대표하는 상장사는 시가총액 340억달러 규모인 국영 부동산개발회사 에마르(EMAAR)다.

한겨울에도 30도가 넘는 두바이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실내스키장 ‘스키 두바이’ 한쪽에 마련된 눈썰매장에서 어린이들이 썰매를 즐기고 있다. 스키 두바이는 높이 62m, 길이 400m, 면적 3000㎡로 세계 3위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에 고유가로 많은 돈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등의 부유층들이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자국보다 두바이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두바이는 주변의 ‘오일머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두바이에 몰려든 외국돈의 40%는 이란에서 빠져나온 돈이라는 것이 현지의 공공연한 소문이다. 실제로 이란 정부가 나서서 최근 이 문제를 경고하고 나설 정도다. 두바이의 화려한 이븐 바투타 쇼핑몰 등에서는 레게 머리를 하고 배꼽티를 입은 화려한 차림의 이란 젊은이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이밖에도 두바이는 올해 인도기업들과 합작으로 중동 최초의 선물시장인 금·상품거래소(DGCX)를 여는 등 무역·금융 허브 위상을 굳히고 있다. 또 교육·오락 등 테마별로 10여개 경제자유구역을 계속 조성중이다. 이중 인터넷시티에는 오라클·지멘스·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통신 기업들이 모였고, 미디어시티에는 <로이터>와 <시엔엔> 등 전세계의 언론들이 중동지역본부를 두고 있다.

두바이 증권거래소를 가득 메운 투자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전산거래가 아직 불가능한 탓에 투자자들이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직접 객장에 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어지러울 정도로 눈부신 두바이의 발전계획은 누구의 아이디어일까? 정부 관계자들은 90년대부터 왕세자로 실질적으로 두바이를 통치해 왔으며 4일 세상을 떠난 형에 이어 두바이의 통치자가 된 셰이크 모하메드 마크툼과 그가 영국 등 전세계에서 불러들인 전문가 집단이 계속 새 아이디어를 내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두바이의 주요 기업과 자신은 대부분 왕가소유이고 투명성 문제도 안고 있지만, 왕가의 경제발전 계획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국적기업과 금융기관 등이 몰려있는 셰이크자이드로드 지역이 20일 오후 세계무역센터 창문 너머로 보이고 있다. 두바이/ 이정아 기자


이주노동자들이 20일 오후 두바이 외곽에서 삽으로 건물기초공사를 하고 있다. 왼쪽 뒷편에 보이는 고층빌딩군은 한창 공사중인 주메이라해변 거주지역으로 건설노동력의 대부분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의 이주노동자들이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연평균 12~17%씩 성장하고 있는 두바이 경제의 거품과 그림자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 문제가 나타나고 있고 인구가 너무 빨리 증가하면서 주택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 정부는 이슬람 전통을 실용주의, 자본주의와 접목시키고 있다. 이슬람 전통이 강한 두바이 사회지만 주메이라 해변 등에서는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외국 여행객들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슬람의 금기인 음주는 물론 매춘까지 공공연히 나타나고 있어 논란도 일고 있다.

건설 노동자와 가정부 등으로 두바이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처우 문제는 두바이에 숨어있는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다. 인구 120만명 가운데 25만명은 두바이 국적을 가지고 정부로부터 주택·교육·의료 등 모든 것을 지원받고 있으며, 오래 전부터 진출한 인도 출신들도 중간 관리자를 맡고 있다. 그러나, 스리랑카·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에서 일자리를 찾아 온 노동자들은 먼지 날리는 거리에서 밥을 먹어가며 공사를 도맡고 있지만 한달 200달러 미만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인권단체들은 지적한다. 두바이 정부가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두바이의 눈부신 성장이 어디까지 지속가능한지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두바이/글 박민희, 사진 이정아 기자 minggu@hani.co.kr

넘치는 ‘오일머니’ 경제개발 부푼 꿈

고유가로 번 돈 선진국 대신 중동에 재투자
산유국들, 두바이 본받아 적극적 개발 추진

‘오일 머니’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고유가와 함께 주요 산유국들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걸프 6개국’이 원유로 벌어들이는 돈도 급증했다. 이들 나라가 지난 10년 동안 번 수입은 연평균 1천억달러였으나, 2005년에는 3천억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돈의 향방은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가운데 하나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이들은 급증한 ‘오일 머니’를 선진국 금융시장에 마구 집어넣었다. 당시 이 거액의 돈은 대부분 달러 표시 자산으로 전환돼 미국과 영국 등으로 흘러갔다. 물론 이번 고유가시대에도 중동 국가들의 넘치는 유동성이 세계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는 있다. 중동의 주요 투자자들이나 정부 소유 투자기업들이 미국 등의 부동산 매입을 늘리는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것이 미국 경제의 ‘쌍둥이 적자’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를 떠받치는 힘이 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오일 머니의 기본 행로는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 중동 지역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두바이에서 만난 경제 담당자들은 이제 오일 머니가 기본적으로 선진국 금융시장이 아닌 중동지역을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역 주가는 이를 확인시켜 준다. 두바이 주가는 지난해 160% 올랐고, 사우디와 쿠웨이트 증시도 각각 99%, 82% 치솟았다.

‘오일머니’를 중동으로 돌아오게 만든 것은 9·11 이후 미국 등에서 아랍권 자금에 대한 제한이 심해졌고, 미국 등 서방 경제가 여러 위기를 겪고 있는 데 비해 오히려 아랍권 내에 투자기회가 많아진 게 주요 원인이다. 두바이 증권거래소의 카짐 회장은 “9·11 이후 미국 등에서 아랍권 자금에 대한 제한이 많아진 반면, 중동 지역은 고유가를 배경으로 투자 기회가 늘고 있어 해외로 나갔던 자금이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산유국 정부들이 대규모 건설 공사나 부동산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도 오일머니를 붙잡아두는 요인이다. 이들 정부는 계획 없이 대규모 사업을 발주한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과거와 달리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토대로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칼리드 알 말릭 ‘두바이 인더스트리얼 시티’ 최고경영자는 “두바이의 성공 사례를 모델로 오만, 카타르, 바레인, 사우디, 요르단 등도 적극적으로 경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가 이뤄지고 일자리가 느는 등 긍정적 조짐이 보인다. 아랍국가들의 자유무역협정인 가프타(GAFTA)도 곧 맺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일 머니’의 방향 전환이 중동 전반을 바꾸는 동력이 되고 있다.

두바이/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두바이의 미래는?

인더스트리얼시티CEO인터뷰

칼리드 알 말리크.두바이/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두바이 외곽 1600만평의 광활한 땅에서 공사가 한창인 ‘두바이 인더스트리얼 시티’는 두바이 경제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프로젝트다. 20년 동안 무역과 관광, 금융에 기반해 경제성장을 추진해온 두바이가 제조업으로까지 산업다각화를 추진하며 건설중인 이곳은 두바이 경제발전의 제2단계 청사진을 보여준다.

칼리드 알 말릭 ‘두바이 인더스트리얼 시티’ 최고경영자(CEO)는 “두바이의 경제를 다각화하고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는 프로젝트로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제조업 분야를 25%까지 키우고 수입량도 줄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2007년께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인 이곳에는 6개의 클러스터로 이뤄진 공장지역과 함께 주거지역, 상업지구, 유통시설, 연구개발 부문, 의료, 오락 등 모든 시설이 한꺼번에 들어서 작은 도시를 이루게 된다. 이곳의 6개 주력산업으로 식음료·금속·건축자재·교통운송 관련 부품·기계·석유화학 등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말릭 최고경영자는 “현재 주요 수입품목을 치밀하게 분석한 뒤 수입품을 대체하고 대외적으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을 선정한 것”이라고 말한다.

주도면밀한 계획은 경쟁력과 시장에 대한 이들의 고려에서도 드러난다. 두바이 경제 급성장으로 주거비가 급상승하면서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인더스트리얼 시티 안에 아예 주거지역을 건설했다. 이렇게 여러 부대비용을 절감하고 안정적 에너지 공급과 발달된 인프라, 자유무역지대에 가까운 운송의 장점 등을 결합하면 중국·인도 등 신흥 제조업 강국과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계산이다.

알 말릭 최고경영자는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은 두바이 국내 소비 외에도 유망한 ‘신흥시장’인 중동 전역으로 수출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투자도 적극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50~60건의 투자 계약이 성사 단계”라며 투자자중 70%는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연안 국가들에서 오고 있지만 30%는 중동 지역 외에 다른 외국투자자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두바이 인더스트리얼시티는 정부 소유 투자회사인 두바이홀딩스를 통해 토지 등 여러 지원을 받고 있다.

두바이/글 박민희·사진 이정아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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