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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5 19:14 수정 : 2006.01.05 23:55

“뇌출혈 위중한 상태”…이스라엘 정국 혼미
강경파 네타냐후 급부상…중동정세 안개 속으로

아리엘 샤론(77) 이스라엘 총리가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심각한 뇌졸중을 일으켜 장시간의 긴급 수술을 두차례나 받았다. 에후드 올메르크 부총리가 총리 권한 대행을 맡아 긴급 각료회의를 주재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과 이달 25일 각각 총선을 앞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국이 깊은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샤론 총리는 4일 밤 네게브 사막의 개인농장에서 심장 통증을 느껴 예루살렘의 하사다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대량의 뇌출혈이 일어났으며 5일 새벽 뇌에서 과도한 혈액을 빼내기 위해 6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이후 추가 출혈이 발견돼 이날 낮 다시 수술을 받은 그는 여전히 “위중한 상태”라고 <시엔엔> 등이 전했다.

라난 기신 총리 대변인은 “총리의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밝혔지만 의료진들은 샤론 총리가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샤론 총리가 회복되더라도 정계 복귀는 어렵다고 보도하고 있다. 샤론 총리는 지난해 12월18일에도 가벼운 뇌졸중으로 한차례 수술을 받았다.

군부 출신으로 이스라엘 강경파의 대표적 인물이었던 샤론 총리는 최근 안보를 위한 전략적 이유로 ‘중동평화계획’의 옹호자로 변신했다. 이스라엘 안보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에 되돌려주는 게 낫다며 지난해 8월 가자지구에서 유대인 정착촌과 군대를 철수시켰다. 그러나 당내 보수파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11월 30년 동안 몸담았던 리쿠드당을 탈당하고 신당 카디마를 창당했다. 이스라엘인들은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샤론의 계획이 안보에 가장 적절하다고 여기고 있어, 3월28일로 예정된 총선에서 카디마당의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샤론 총리의 앞날을 기약할 수 없게 되면서 ‘한치의 땅도 팔레스타인에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 태도를 밝혀온 베냐민 네타냐후 리쿠드당 당수가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는 물론, 주변 중동정세에도 암초가 될 전망이다.

당장 25일 치러질 팔레스타인 총선을 앞두고 이스라엘 강경파들이 점령지인 동예루살렘 지역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투표 금지를 고집한다면 팔레스타인 총선은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샤론 총리의 퇴장은 현재 ‘폐기 위기’에 놓인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안인 ‘중동평화 로드맵’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샤론 총리는 3월 총선에서 승리한 뒤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의 일부 지역에서 정착촌을 추가로 철수하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언론들은 최근 보도했다. 그러나 선거에서 네타냐후 등 강경파가 승리하면 이러한 최소한의 양보 방안마저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게 돼 팔레스타인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을 앞둔 팔레스타인에서도 집권 파타당과 무장단체 하마스 사이에 주도권 다툼이 가열되면서 가자지구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4일에는 집권 파타당 소속으로 알려진 무장세력들이 가자-이집트 국경에 설치된 장벽을 불도저로 부수고 이집트로 난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집트 병사 2명을 살해하는 등 혼란이 심해졌다. 총선을 앞두고 집권당과 연계된 무장세력이 소요사태를 일으키면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타와 경쟁 관계인 하마스는 가자지구 총선에서 약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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