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04 18:57
수정 : 2006.01.04 19:02
팔레스타인땅 10분의 1 집어삼켜
이스라엘은 2002년부터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분리하는 거대한 장벽을 쌓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침투를 막기 위한 일시적인 조처라고 설명하지만, 팔레스타인은 이를 이스라엘의 영토 확장 음모라고 비난한다.
영국 <비비시> 인터넷판이 4일 해부한 분리장벽의 실체는 그런 팔레스타인의 지적에 힘을 실어준다. 길이가 무려 670㎞에 이르는 이 분리장벽이 완성될 경우, 기존 팔레스타인 땅의 10.1%가 이스라엘 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24만명의 이스라엘 정착민 가운데 75%가 분리장벽의
보호를 받게 된다.
분리장벽은 대부분 3m 높이의 울타리로 돼 있다. 일부 구간은 8m 높이의 콘크리트벽으로 연결된다. 전자감응기가 부착된 울타리 구간은 2m 깊이의 도랑과 감시 카메라, 가시철조망으로 겹겹이 보호받고 있다. 침입자가 있을 경우 발자국을 확인하기 위한 모래판도 깔려 있다. 콘크리트벽에는 육중한 감시탑이 설치돼 있다.
분리장벽은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학교, 병원, 직장, 농토를 가른다. 가족이 쪼개지는 이들도 있다. 분리장벽의 이스라엘 쪽에는 5만여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요르단강 서안에 팔레스타인 국가가 들어설 경우, 이스라엘이 분리장벽을 따라 국경을 획정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분리장벽이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가 될 동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쪽으로 편입시킨 데 분노한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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