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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2 18:56 수정 : 2006.01.02 19:24

아프리카의 주요 석유 매장국

300억 수출 나이지리아
주민 혜택은 거의 없어
차드, 석유개발 후 더 가난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도 배를 타고 하루를 더 들어가야 하는 나이지리아 오지마을인 오비오쿠는 최근 몇 달 동안 마을간 유혈충돌로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기니만과 접한 니제르 델타의 끝자락에서 가난하지만 조용히 살아온 주민 수백명은 집을 잃고 떠돌고 있다. 비극은 검은 황금, 석유에서 비롯됐다. 이 마을에서 석유가 발견돼 마을 주민들이 개발 대가로 보상금을 받자, 인근 마을에서 해당 터의 점유권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싸움이 시작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아프리카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움직임이 수상쩍다. 나이지리아는 2004년 한해 동안 300억달러어치 원유를 수출했다. 미국은 2004년 원유 수입량의 15%를 이곳에서 조달했다. 2015년에는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이 땅에서 나는 석유는 다른 곳의 주머니를 채워 준다. 이곳엔 아직 쾌속선이 들어오지 않고, 가장 가까운 병원과 의료시설은 하루 거리에 있다.

전세계 원유 매장 분포
하루 2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이웃나라 차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남부 유전지대에 있는 카이라티 마을 주변에서 농사를 짓는 음방톨룸 은가람베는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인터뷰에서 “(석유 개발 뒤) 주민 대다수가 부유해질 것이라고들 했지만, 결국 더 가난해졌다”고 말했다. 석유회사가 개발 대가로 물펌프, 학교, 병원, 도로 등을 만들어 줬지만, 이런 시설들은 주민들이 겪게 된 고통에 견주면 새발의 피”라고 말했다. 차드에서 지난해 초 교사들이 3개월치 임금이 밀렸다며 파업하겠다고 나서자, 정부가 해명에 나섰지만 납득하기 어려웠다. 석유를 수출하기 전에도 3개월간 임금이 밀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인종학살 판치는 수단은 석유무기로 국제압력 무시
미·중, 자국 이익만 챙겨

끔찍한 인종학살과 반인륜 범죄들이 횡행하는 수단 다르푸르 지역은 자국에서 나는 석유 때문에 국제적 압력이 먹혀들어가지 않고 있다. 2004년 4월 유엔 안보리가 수단에 경제 제재 조처를 내리려 했지만, 이곳에서 막대한 석유를 수입하고 있는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중국은 수단 석유산업을 거의 독식하고 있다. 석유를 판 돈은 자국민을 학살하는 민병대 지원금으로 들어간다.

중국은 일찌감치 아프리카 석유에 눈을 돌렸다. 2004년 석유 수입량의 30%를 이곳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2025년까지 그 비중을 45%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다른 산유국인 앙골라에서 중국은 석유 개발과 함께 그 지역 노동시장도 잠식해 가고 있다. 미국 일간 <보스턴글로브>는 31일 “앙골라에서 중국인 노동자들이 집 5천채를 짓고 있고, 새 공항과 철도, 도로, 병원 등도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2년 25년간의 내전이 끝난 뒤, 국가 재건 사업을 중국인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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